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스라엘 인질 4명이 구출돼 가족과 극적인 상봉을 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최소 274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9일(현지 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이 인질 4명을 구출하기 위해 벌인 공습으로 수십 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최소 274명이 사망하고 598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8일 오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인질 구출작전을 벌여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자국민 인질 4명(노아 아르가마니, 알모그 메이르 얀, 안드레이 코즐로프, 슐로미 지브)을 구출했다.
문제는 공습을 받은 지역이 인구 밀집 지역이라 지나치게 많은 사상자가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당초 100명 미만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지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사망자만 최소 274명이라고 수배에 달하는 집계를 내놓았다.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은 AP에 “지옥이었다”며 “수많은 전투기들이 상공을 비행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거리에 도망치는 사람들을 보았다. 여자들과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찢겨 나간 어린아이들의 시신이 거리에 나뒹굴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자신들의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중 테러범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외무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는 엑스(X · 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의 적들만이 하마스 테러리스트들과 공범들의 사망에 비판하고 있다”며 자신들을 비판하는 이들에게 비난을 쏟아부었다.
또한 가자 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과 인질 교환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한 하마스를 비난하기도 했다. 한 남성은 BBC 방송에 “이스라엘 인질 1명 당 팔레스타인 포로 80명을 석방하고, 유혈사태 없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 편이 100명을 잃는 것보다 100만 배는 낫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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