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감춰졌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이 최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8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마리아 보론초바(39)와 카테리나 티호노바(37)가 이달 5~8일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P)에 연사로 나섰다.
국가지력발달재단(NIDF)의 총책임자인 티호노바는 지난 6일 군사 산업 단지의 기술 주권 보장과 관련한 영상 강연을 진행했다.
이전에도 SPIEP 포럼 연사로 나선 바 있는 티호노바와 달리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보론초바도 이번 포럼의 연사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보론초바는 소아 내분비학 전문가로 러시아 과학진흥협회를 대표해 7일 생명공학과 바이오 생산의 혁신에 대해 연설했다.
두 사람은 푸틴 대통령과 전부인 류드밀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과 류드밀라는 30년 가까이 결혼 생활을 이어가다 2013년 이혼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류드밀라 사이에 있는 두 딸들이 과학 및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손자와 손녀들이 있다고만 말했을 뿐 이 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보론초바와 티호노바가 친딸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도 없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들의 딸을 이름 대신 “그녀들”이라고만 칭했다.
두 사람은 최근 몇 년간 포럼이나 업계 행사 등을 통해 점점 더 공개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번 포럼에는 전직 국방장관이자 현 안보리 장관인 세르게이 쇼이구의 딸, 안톤 바이노 크렘린궁 비서실장의 아들 등 고위 인사 자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크렘린 엘리트의 자녀들이 권력과 영향력이 있는 곳으로 나오고 있고, 친족관계가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푸틴이 집권층을 회생시키려는 '필수적인 움직임'”이라고 봤다.
한편, 보론초바와 티호노바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 2022년 4월부터 미국과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가 있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재산 중 일부가 가족들 명의로 숨겨져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사망한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반부패 재단은 올해 1월 보론초바가 의료회사에 재직하며 2019~2022년 사이 1000만 달러(약 140억원) 이상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외신은 보론초바가 네덜란드 사업가와 결혼해 네덜란드에서 330만 달러짜리 아파트를 구입해 생활했다고 전했다.
티호노바는 러시아 재벌인 키릴 샤말로프와 결혼해 프랑스 비아리츠에 방 8개짜리 빌라를 수백만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후 이혼했다. 티호노바는 한때 아크로바틱 로큰롤 댄서로도 활동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공식 확인된 바 없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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