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실크로드 순방, 장기 자원확보 기회되길

실크로드
실크로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5박 7일 일정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 순방을 떠났다. 지난해말 네덜란드 순방이후 반년 여만이다.

이번 순방의 목적지는 고대 실크로드이자 그 중심지인 중앙아시아다. 이 곳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천연자원 부국들이 모인 곳이다.

윤 대통령이 가장 먼저 찾는 나라는 인구 1900만영의 카자흐스탄이다. 카자흐스탄은 멘델레예프 주기율표 118개 가운데 대부분 광물이 매장돼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석유와 가스 외에도 금, 몰리브덴, 텅스텐 등 다수의 희귀금속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산업계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안고 있는 자원 공급망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다.

윤 대통령도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리튬, 우라늄 핵심 광물분야의 공급망 확대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국가가 AI, 반도체, 이차전지 등 미래 첨단산업에서 중요한 핵심 소재를 갖췄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구리, 은, 희토류 등은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이다. 특히 최근 AI산업 활성화로 전력과 AI반도체에 활용되는 동과 은은 천정부지로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에너지 소비국이나 에너지 소비량의 약 94.8%를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빈곤국이다. 광물의 90% 역시 수입에 의존한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포항 영일만 석유 시추 이슈가 정치권 공방으로 까지 번진 것은 우리나라가 그만큼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원이 없는 나라인 탓에 석유 가스 광물 등은 국제 자원 가격에 따라 산업 토대가 출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원 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 정권 때마다 추진한 '자원 외교'는 그런 절박함을 바탕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사업 속도가 나질 않고 정권 핵심 인사들이 하나둘 손대는 바람에 오해가 쌓여 구설에 휩싸이자 중단됐다.

윤석열정부는 자원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반도체 등 미래산업에 필수적 자원이기 때문이다. 자원외교는 3~4년만에 뚝딱 이뤄지는 정책이 아니다. 긴 안목을 갖고 꾸준히 투자해야 성과가 난다. 이번 순방도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긴 안목을 갖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국민을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 미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