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닻이 오른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수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시추하기 위한 해양플랜트와 강관 등의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기대감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 첫 시추지역을 결정하고 12월 말 시추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를 알 수 있는 1차 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계에서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새어 나온다. 특히 유전의 상업화가 가능할 경우 해양플랜트 역량을 갖춘 국내 주요 조선사에게 발주가 예상된다. 유전의 규모와 시추 환경 등에 따라 다수의 해양플랜트가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의 글로벌 강자로 평가받는다. 2011년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프릴루드 FLNG를 수주해 2017년 인도하는 등 압도적인 글로벌 FLNG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건조 실적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유식 해상구조물, 잭업리그 등 해양플랜트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말 시추 시 투입되는 드릴십도 2008년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시추선이다.
HD한국조선해양도 FLNG, FPSO, 부유식원유생산설비(FPU) 등 170여기의 해양플랜트를 인도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한화오션도 FPSO, FLNG 등과 부유식 해양설비 건조 능력을 갖췄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의 FPSO 상부구조물 전문 제작 업체인 다이나맥 지분을 인수하며 부유식 해양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강관을 생산하는 철강업계 역시 수혜 대상자로 꼽힌다. 유정용 강관의 경우 국내 수요가 없는 제품인만큼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국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국내 1위 강관업체인 세아제강은 송유관, 유전개발 등에 사용되는 강관을 생산하고 있다. 또 캐나다, 모잠비크, 카타르 프로제트 등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넥스틸, 동양철관, 대동스틸 등도 수혜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프로젝트 성공 확률이 20%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며 시추가 가능하다고 해도 매장량, 경제성, 사업권 수주 여부 등 수많은 관문이 남아있다. 지나친 기대보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해양 플랜트 건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만약 해당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나 천연가스를 수출용으로 사용할 경우 운반선에 대한 수요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화가 된다면 수혜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아직 사업 초기고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하기 어렵다.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요가 창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인만큼 기대감 보다는 지속적인 상황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영일만 석유가스전 시추 결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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