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9연승을 달성한 밴드 터치드의 보컬 윤민이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에 대한 고마움과 앞으로의 활동 각오를 밝혔다.
윤민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전동 엠피엠지 사옥에서 MBC '복면가왕' 9연승을 기념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방송과 터치드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이날 윤민은 '복면가왕' 9연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애청자로서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그런데 많은 분이 관심가져줘 9연승을 하게 돼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고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웃었다.
윤민은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의 기록은 '복면가왕'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단한 것이다. '우리 동네 음악대장'으로 유명한 하현우 이후 8년 만에 새로운 9연승 가왕을 달성한 것은 물론, 여성 출연진 중에서는 유일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이에 윤민은 "터치드의 리더 오빠가 '너는 나가면 20연승, 30연승을 할 것 같으니 활동 없을 때 나가라'고 김칫국을 마시긴 했다. 난 솔직히 그냥 가왕을 한 번만이라도 했으면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9연승을 하게 됐다"라며 거듭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뻔한 대답일 수 있지만 정말 모든 무대, 모든 곡에서 최선을 다했다. 곡을 해석할 때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무대를 이어가면서 그걸 꼭 내가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경연을 하면서 결국 내가 보여줘야하는 건 희로애락의 감정이었다. 그게 가수가 대중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복면가왕' 무대를 돌아보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윤민은 '복면가왕'을 하면서 희로애락이라는 단어와 지속적으로 연결됐다. 일단 가면명부터 '희로애락도 락이다'였고, 무대에서 선보인 뮤지컬 넘버 '데스노트'의 곡 소개에도 '희로애락'이 들어가 있었다.
윤민은 "'희로애락도 락이다'의 가면명은 출연을 하고 제작진에서 딱 정해서 준 것이었다. 처음 이름을 듣고 이름에 '락'이 들어가있어서 힌트를 주는 것 같다는 느낌에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작진에서 좋은 캐릭터를 선물해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또 '데스노트'와 관련해서도 그는 "어떤 곡을 하면 좋을까 찾아보는 와중에 친구가 이 노래 좋다고 툭 던지듯 언급한 곡이었다. 그때 처음 '데스노트'를 알게 됐고, 곡 소개를 보니 '곡 하나에 희로애락이 다 담겨 있다'라는 말이 써져 있더라. 그래서 이건 내가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선곡에 대한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더불어 '데스노트'를 로(怒)의 감정을 대표한 곡으로 꼽은 윤민은 "희(喜)는 '아마추어', 애(哀)는 '생각이 나', 락(樂)은 '피아니시모' 무대를 꼽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복면가왕'의 새 역사를 쓴 윤민인 만큼 최근 자신과 터치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체감하고 있었다.
윤민은 "댓글에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하나하나 다 감사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팬의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나를 좋아하는 팬과 터치드를 좋아하는 분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졌고, 길거리 지나다니면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좋아하신다. 내가 처음 음악한다고 할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가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는데, '복면가왕'에서 열시밓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좋아해줬다. '복면가왕' 보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효도했다고 느꼈다"라고 많은 사랑을 보내준 것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복면만 아니었으면 더 많은 사람이 알아봤을 건데, 그건 조금 아쉽다"라고 농담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복면가왕'을 통해 윤민이 큰 인기를 얻은 건 사실이지만, 숙제도 남았다. '복면가왕'을 통해 윤민을 알게 된 팬들은 여전히 터치드의 보컬이 아니라 '복면가왕'의 '희로애락도 락이다' 윤민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에 윤민은 "이제 정말 시작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그는 "'복면가왕'을 통해 나를 알게 된 팬들에게도 많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터치드의 음악을 사랑하는 순간이 오게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말뿐만 아니라 윤민은 노력의 성과를 절실하게 느낀 보컬이기도 하다. 윤민은 "나는 노력형 보컬이다. 어렸을 때는 노래를 못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심지어 아버지 친구분은 내가 음악한다고 하니가 아버지에게 '고민이 많겠다'라고 말했다고 하더라. 물론 타고난 부분도 있겠지만,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보컬이다"라고 스스로를 재능이 아닌 노력으로 만들어진 보컬로 평가했다.
이어 그는 "터치드의 예전 공연 영상을 보면 지금과 발성이 많이 변했다. 목에 부담이 가지 않는 발성을 하고 있다. 그렇게 관리를 하고 최상의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을 하다보니 '복면가왕' 무대를 하면서 생애 처음으로 파 샵까지 음역대가 올라갔다. 내 목소리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터치드 네 명의 것이다. 앞으로도 잘 관리하고 발전시켜서 터치드의 음악을 들려드리도록 하겠다"라고 팬은 물론 스스로와도 약속했다.
끝으로 윤민은 '복면가왕'을 마친 지금의 자신에게 100점 만점에 10점의 점수를 매기고 앞으로의 갈길이 더 많이 남았음을 알렸다.
윤민은 "'복면가왕'을 할 당시의 내 스스로에겐 10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다. 잘 마무리한 지금 1점을 추가해 10점이다. 100점을 향해 성장해 나가려고 한다. 앞으로 90점이 남았다"라며 "난 100점짜리 완벽한 사람이 아니지만 10점까지 함께 걸어와준 분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 남은 90점을 채우기 위해 나아가겠다. 그 길은 험난할 수도 있고 꽃길일 수도 있다. 그래도 같이 길을 나아가고 앞으로도 잘 봐줬으면 좋겠다"라고 지금보다 더 오래, 더 많은 팬과 함께 나아갈 터치드와 윤밍이 되기를 기원했다.
한편 터치드는 오는 15일과 16일 양일간 명화 라이브 홀에서 열리는 단독 콘서트 '불꽃놀이'를 개최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