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스마트도시 기본계획 수립 용역 사업이 상반기 두 차례 유찰됐다. 10억원 규모로 적지않은 금액임에도 적합한 사업수행기관을 선정하지 못했다.
서울이라는 인구 약 1000만명의 거대도시 인프라를 미래 디지털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5년 단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분명 어려운 과제다. 더구나 인공지능(AI) 시대 미래 도시 밑그림이란 '기준점'조차 찾기 어렵다.
과제에 선뜻 나서는 주체가 없다면 참여방식을 바꾸거나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학이나 대기업 등 보다 다양한 주체의 참여가 가능한 컨소시엄 형식 참여 등도 생각해볼 만하다.
서울시 자체적인 노력도 요구된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의 융합, 기술 적용에 대한 요구는 앞으로 지속 늘어날 것이다. 도시문제도 복잡, 다양해질 것은 예고된 수순이다. 이러한 정책 과제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서울의 정책 싱크탱크 강화는 필연적이다.
지난해 말 서울연구원과 서울기술연구원이 통합해 서울연구원으로 출범했다. 그동안 서울연구원은 인문사회계열 정책 연구를 주로 해왔고, 서울기술연구원은 IT 등 과학기술 분야 연구에 주력해왔다. 서울의 미래를 위한 융복합 연구를 목표로 시작했으나 아직 완전한 통합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시 디지털 교육 사업을 도맡고 있는 서울디지털재단 역시 연구개발(R&D)을 단독 수행하기에는 규모나 조직에서 한계가 있다. 서울시 차원의 AI 행정에도 속도를 내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싱크탱크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서울의 스마트도시 비전은 시민, 공공, 기업이 함께 협력해 만들어가는 공동 프로젝트다.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 도시의 꿈은 다양한 주체의 참여와 융합적 사고에서 나온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미래 도시를 실현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
김명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