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에서 강력한 갱단 척결 정책을 펼치고 있는 나이브 부켈레 정부가 2000여 명의 폭력배를 대규모 수용시설로 옮기는 공개했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아침 우리는 2000명이 넘는 갱단원들을 3개 교도소에서 테러범수용센터(CECOT; 세코트)로 이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범죄자)들은 그곳에서 외부와 단절한 채 우리 민족을 상대로 한 범죄의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단출한 옷차림으로 손이 결박된 채 이감되는 재소자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범죄자들이 이송된 세코트는 엘살바도르 테콜루카 인근 외딴 지역에 세워진 초대형 수용 시설이다. 165만㎡에 달하는 부지에 건물 면적 23만㎡ 규모로 구축돼 있다.
최대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코트는 24시간 켜진 조명과 중무장한 경비병들의 삼엄한 감시 아래 운영된다. 수감자들은 흉기 위험으로 칼과 포크 없이 손으로만 식사해야 하며, 하루에 단 30분만 감방을 벗어나 맨손 운동만 할 수 있다.
재소자를 가차없이 대하는 부켈레식 범죄 정책은 인권단체로부터 '인권의 블랙홀', '인권 말살' 등 비판을 받고 있지만, '살인의 중심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엘살바도르에서는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그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인 2022년 엘살바도르의 살인 범죄는 56.8% 감소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폭력 조직이 득세하면서 불안해하던 현지인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실제로 지난 2월 대선에서 82.9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대규모 체포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인권 단체 크리스토살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가 대규모 체포를 단행한 뒤 1년 동안 174명의 수감자가 수감시설 내 고문과 폭력으로 숨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