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 지대인 화성 타르시스(Tharsis)에 있는 올림퍼스 몬스(Olympus Mons) 분화구에서 서리가 발견됐다.
아다마스 발란티나스(Adomas Valantinas) 미국 브라운대 환경 및 행성과학과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과학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ience)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화성의 적도 부근에는 폭이 거의 5000㎞에 달하는 고지대인 타르시스 고원이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는 무려 12개의 대형 화산이 모여있다. 여기에는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29.9km 높이의 올림포스 몬스 화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산의 약 2.5배 높이에 달한다.
연구팀은 “화성에서 충분한 햇빛을 받는 적도 부근은 기온이 상대적으로 따뜻해 서리가 내리기 힘들기 때문에 서리가 형성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곳에 서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며, 서리가 형성될 수 있는 특별한 과정이 작용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 프로그램 엑소마스의 가스추적궤도선(TGO)이 수집한 표면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화산 정상과 분화구 바닥에서 수증기가 얼어붙은 서리를 발견했다. 푸른빛을 띤 수증기 서리는 추운 계절에 이른 아침부터 오전에 화산 분화구 바닥과 가장자리 등에 나타났다가 오후에는 사라졌다.
연구팀은 “바람은 산의 경사면을 따라 이동해 표면 근처에서 더 높은 고도까지 상대적으로 습한 공기를 가져오며, 그곳에서 응결되어 서리로 자리잡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증기 서리는 스펙트럼 관측과 ESA의 화성 궤도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의 표면 관측 데이터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또 화성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에서는 이 지역 표면 온도가 공기 중 수증기가 서리가 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산화탄소(CO₂) 서리가 형성되기에는 너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시뮬레이션 결과는 타르시스 고원의 화산들 위로 흐르는 대기에 의해 생성된 대기순환 패턴이 지구 고산지대 기후와 유사하게 서리가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타르시스 고원에 자리 잡은 거대 화산 정상에 매일 서리가 내리면, 그 양이 올림픽 수영장 60개에 해당하는 약 15만 톤의 물 양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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