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인천시 중구 율목동 인천반도체고(교장 조승호). 올해로 30년 된 이 학교는 겉으로 보이는 외관은 여느 보통 고등학교와 다름 없었지만 내부는 흡사 반도체 관련 중소·중견기업에 방문한 느낌이 들었다.
학교 내 마련된 반도체융합교육센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반도체 홍보관이다.
홍보관은 '세계를 리드하는 K-반도체'라는 제목으로, 반도체에 대한 역사와 공정, 종류, 활용 분야, 공정별 대표 장비 등 자세한 소개가 전시됐다. 또 세계 반도체 시장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인천시 반도체 기업 현황, 4차산업혁명과 반도체, RE100과 반도체 산업 등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공부하다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반도체 실습실에서는 교사들이 올해 새로 들여온 반도체 장비에 대해 장비 업체 관계자로부터 사용 설명을 배우고 있었다. 교육은 반도체 장비를 활용한 반도체 제작 과정으로, △웨이퍼 제조 △산화공정 △포토 공정 △식각 공정 △습식(초음파) 세정 공정 △이온 주입 공정 △EDS 공정 △패키징 공정 등이 진행됐다.
이 장비는 실제 반도체 제작 업체에서 사용되는 제품으로, 학교는 학생들 수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원 홍보기획부장 “반도체의 기술 발전은 컴퓨터,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혁신을 촉진한다”며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고급 기술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인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인천반도체고는 지난 3월 인천정보과학고에서 교명을 변경하고, 반도체융합교육센터 문을 열었다. 센터에는 반도체설계실, 반도체기술요소실, 반도체유지보수실, 클린룸 등을 갖췄다. 학교는 앞으로 반도체 관련 장비 등을 추가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천반도체고는 정부 부처 인력양성 특성화 사업에 적극 참여해 시대 변화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산업 인력을 양성해 오고 있다.
올해 3월 기존 IT소프트웨어과와 IT응용과를 각각 반도체 소프트웨어과(2개반 41명)와 반도체 장비과(2개반 39명)로 개편해 신입생 총 80명이 입학했다.
인천반도체고는 인천지역 반도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학교 자체 특별프로그램으로 △직업기초능력 △전공능력 △외국어능력 △바른인성 등 탤런트 인증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학년별로는 1학년은 △견학 △박람회 △직무 탐색 △전문가 미팅 △학생 목표 설정 등을, 2학년은 △협약기업 프로젝트 참여 △협약기업 공동교육 과정 참여 등을, 3학년은 △협약기업 채용박람회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이 진로를 선택하고 준비하는 데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천반도체고는 인천지역에 위치한 반도체 관련 글로벌·유수 기업이나 대학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협약기업으로는 스태츠칩팩코리아를 비롯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제너셈, 크레셈 등이 있으며 협약대학은 인하대, 한국공학대, 재능대, 한국폴리텍대학(인천) 등이 반도체 인재 양성에 힘을 모은다.
이혁수 교감은 “더 많은 반도체 관련 기업 및 대학과 협력을 통해 실습, 인턴십 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실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지역에서 자란 학생이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에서 일하는 지역 정주형 성장 모델 구축해 전문가를 양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