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전 세계 곳곳에서 누가 설치했는지 알 수 없는 사각형의 금속 기둥이 발견됐다가 며칠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4년만에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서 이 기둥이 또 나타났다.
18일(현지 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 경찰(LVMPD)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사막 한 가운데 있는 금속 기둥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역 경찰에 따르면 이 구조물은 주말 동안 라스베이거스 북쪽으로 약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네바다 사막의 하이킹 지역 가스 피크 근처에서 발견됐다. 울퉁불퉁한 언덕 위에서 발견돼 경찰은 “어떻게 거기까지 올라갔냐”며 의문을 보이기도 했다.
이 구조물은 '모노리스'(monolith)라고 불린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SF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서 인류에게 문명의 지혜를 가르쳐 준 정체 불명의 돌기둥 '모노리스'와 닮아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콘텐츠에서 '모노리스'는 흔히 인간의 기술력으로는 만들 수 없는, 외계에서 온 신비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물체로 묘사된다.
모노리스가 영화가 아닌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20년이다. 미국 유타주 사막 지대에서 이 발견됐는데, 화성을 연상시키는 붉은 암석지역 사이에 서 있는 모노리스의 사진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2016년 나타났으나 인적이 드문 탓에 4년만에 발견됐다는 말이 있다.
유타주의 모노리스는 인적이 매우 드문 곳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지역 관계자는 이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길을 잃을 것을 우려해 장소를 즉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발견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다만 이 물체는 9일만에 사라져 더 큰 화제가 됐었다. 지역 당국은 자신들이 제거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를 시작으로 루마니아의 숲,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 꼭대기, 영국 남부 해안의 와이트 섬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모노리스가 발견됐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장난 혹은 행위예술일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실제로 누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설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