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쿡도 '엄지척'…애플 SSC 우수 수상자에 韓 대학생 2인 선정

한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신원 학생이 팀쿡 애플 CEO 앞에서 '멜로디앱'을 시연하고 있다.
한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신원 학생이 팀쿡 애플 CEO 앞에서 '멜로디앱'을 시연하고 있다.

차세대 개발자·크리에이터·기업인을 선발하는 애플 인재 육성 프로그램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Swift Student Challenge·SSC)' 우수 수상자에 국내 대학생 2인이 선정됐다.

한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신원 학생은 악기 대신 손가락 동작만으로 악보를 보고 연주할 수 있는 '멜로디' 앱을 통해 우수상을 받았다. 엄지 손가락과 각각의 손가락을 접촉하는 핀치 동작을 만들어 손가락 끝을 인식해 음계를 연주하는 앱이다. 어떤 앱을 개발해야 할지 오랜 고민 끝에, 자신도 좋아하고 남들도 좋아할 만한 엔터테인먼트 요소인 '음악'을 테마로 '멜로디'앱을 개발하게 됐다.

WWDC에 초청받은 이신원 학생은 우수 수상자 중에서도 소수만 참여할 수 있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만남에 초대됐다. 팀 쿡 CEO 앞에서 직접 자신의 앱을 소개한 이신원 학생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인데 오늘에서야 수상이 실감 나더라”라고 행사 참여 소감을 밝혔다.

팀쿡 CEO는 “애플에서는 사람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활용하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신원 학생이 작곡을 단순하고 재미있게 만드는 인상적인 앱을 통해 해낸 일”이라며 “이신원 학생이 자신의 창의성을 활용해 다른 사람들도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그녀가 앞으로 보여줄 원대한 아이디어를 기대하고 있다”고 해당 멜로디 앱을 극찬했다.

장지아 학생은 시각장애인들이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점자 시계 앱 '타임 투 닷(Time To Dot)'으로 우수 수상자에 꼽혔다. 평소 시력이 좋지 않은 장 씨는 시각장애인들이 멀리 설치된 시계를 식별하는 것이 쉽지 않고 특수 도구가 필요한 점에 공감해 해당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선이 아닌 눈에 띄는 점자 보도블록의 노란색을 메인 컬러로 채택해 손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은 물론, 본인도 매일 직접 개발한 앱을 사용해 보면서 불편한 점을 개선해 나갔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관심을 가졌던 접근성에 대해 많이 이해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앱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현재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수강생이기도 한 장지아 학생은 아카데미에서의 경험이 쿠퍼티노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단순히 개발과 관련된 하드 스킬보다 문제 해결 능력, 협업 능력,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적 사고 등 폭넓은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줬다”며 “여기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다시 되돌아보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았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WWDC에서도 여러 세션에 참여하거나 다양한 개발자들과 대화할 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한편 올해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 35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참여한 수천 명의 지원자 중 350명이 수상했다. 이 중 총 50명이 '우수 수상자'로 선정 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본인의 취미와 관련이 있거나,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구성원을 도울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는 등 개인적인 경험에서 영감을 받은 독창적인 앱 플레이그라운드가 많았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