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가 일요일 밤을 특별한 웃음으로 물들였다.
지난 23일 밤 방송한 KBS2 '개그콘서트'에서는 새 코너 '심의위원회 피해자들'이 월요일을 앞둔 시청자들에게 근심을 모두 털어버릴 시원한 웃음을 안겼다.
정승환, 송영길이 선보인 '심의위원회 피해자들'은 '외모 비하'라는 벽에 막혀 외모 개그를 못하는 현실에 피해를 본 개그맨들이 자신들을 놀려달라고 호소하는 코너로, 송영길과 역사 속에 잠들었던 외모 개그 권위자 박휘순, 오지헌이 출연했다.
박휘순은 "못난이 개그는 외모 비하라고 하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서 '개그콘서트' 7년을 쉬었다"며 "나는 스스로를 비하했다. 왜? 건강 보험료 내려고, 전기세 내려고"라고 말해 '짠 내'를 유발했다. 관객들이 안타까워하자, 박휘순은 "너무 불쌍하게 보지 마요"라고 외쳐 재미를 더했다.
오지헌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잇몸 웃음과 함께 등장했다. 그는 "나는 말로 웃기는 개그맨"이라고 강조했지만, 분위기가 처진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잇몸 웃음을 지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송영길, 박휘순, 오지헌을 놀리기 위해 '프로 놀림러' 이상준도 등장했다. 그는 "나도 피해자다. 못난이들을 노릴 수 없는 시대가 돼서 '코빅'이 폐지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좋은 요리 재료들을 모아놓고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객석을 바라보며 "여기도 좋은 재료들이 있는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준은 오지헌과 박휘순의 외모를 놀렸지만, 송영길의 외모에 관해선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상준은 "오지헌, 박휘순과는 친한데 영길 씨와는 아직 친하지가 않다"며 발을 뺐다. 정승환이 "놀리면서 친해져 보아라"라고 하자 이상준은 "엄마가 못생긴 애들이랑 친해지지 말라고 했다"며 새 코너 '심의위원회 피해자들'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챗플릭스'에서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챗플릭스' 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33기 신인 개그맨 나현영이 박성호의 아내로 등장,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그는 박성호 부부가 '대포동 1호'에서 온 이웃이라는 관객의 채팅에 애드리브로 북한 동요를 불러,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알지 맞지'에서는 정태호, 남현승이 야경을 즐기러 나온 커플 김시우와 채효령의 싸움을 관전했다. 이날 채효령은 한 번도 안 돌아보고 집에 가는 남자 친구 김시우에게 "서운해서 죽을 뻔했다"며 화냈다. 김시우는 "서운해서 죽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고, 남현승은 "현승아, 나 너랑 코너 못할 것 같아"라는 정태호의 한마디에 "서운해!"를 외치며 기절, 폭소를 자아냈다.
이밖에 '금쪽 유치원', '레이디 액션', '마지막 출근', '데프콘 어때요', '만담 듀오 희극인즈', '심곡파출소', '소통왕 말자 할매' 등 다채로운 코너들이 시청자들의 웃음 비타민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편, '개그콘서트'는 매주 일요일 밤 10시 35분 방송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홍은혜 기자 (grace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