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에 성조까지 분석…삼성전자 '갤럭시AI' 개발 과정 공개

삼성리서치 요르단 연구소(SRJO)의 '갤럭시 AI' 언어 개발 담당자들.
삼성리서치 요르단 연구소(SRJO)의 '갤럭시 AI' 언어 개발 담당자들.

삼성전자가 언어 장벽 없이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도록 돕는 '갤럭시 AI'의 언어 모델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문화를 이해하고 지식을 갖춘 갤럭시 AI를 위해 세계 총 20여개의 R&D 센터에서 언어 모델 연구 및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갤럭시 AI 온디바이스 실시간 통·번역 기능은 현재 16개 언어를 지원 중이다. 연내 스웨덴어, 네덜란드어, 루마니아어, 튀르키예어의 4개 언어를 더 추가해 총 20개 언어를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AI 언어 모델은 '언어의 특성과 문법에 대한 정량 평가'와 '문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검증하는 정성 평가' 등을 거쳐 공개된다.

가령 아랍어를 통번역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대 표준 아랍어인 풋스하(Fusha)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방언인 암미야(Ammiyya)를 모두 학습해야 한다. 아랍어 방언만 총 30여종에 달한다.

삼성리서치 요르단 연구소(SRJO)는 아랍어 방언을 이해하면서, 답변은 표준 아랍어로 할 수 있는 언어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각기 다른 방언의 음성 녹음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직접 텍스트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쳤다.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맡은 요르단 연구소의 아야 하산(Ayah Hasan)은 “여러 방언의 미묘한 차이와 변형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원어민들로 갤럭시 AI 팀을 구성하고, 음성 데이터를 일일이 글과 문장으로 바꾸는 수작업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성조 체계를 지닌 베트남어 역시 이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삼성리서치 베트남 연구소(SRV)는 성조의 미세한 차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음성 데이터를 매우 정교하게 다듬고 정제했다. 성조를 정확히 구분해 내기 위해 한 단어를 0.02초 전후의 짧은 프레임으로 잘라내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 했다.

중남미 22개국 공식 언어인 스페인어는 방대한 데이터 수집을 통해 만들어졌다. 같은 스페인어라도 동일한 대상을 지칭하는 단어는 국가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중남미 지역 언어 모델 개발을 담당한 삼성리서치 브라질 연구소(SRBR)는 “갤럭시 AI가 중남미 국가의 스페인어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각 국가의 오디오와 텍스트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했다”라고 설명했다.

2억 8000만명이 사용하는 인도네시아어를 갤럭시AI로 개발할 때는 인간의 뇌가 학습하는 과정과 유사한 '인공신경망번역(NMT)' 방식이 적용됐다. 인도네시아어는 관사, 복수형, 동사의 시제 변화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배우기 쉬운 언어로 평가받지만 문장의 맥락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리서치 인도네시아 연구소(SRIN)는 단어가 아닌 '문장 단위'로 언어를 학습시켜 갤럭시 AI가 의사소통의 맥락과 규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