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크름반도)에 23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가 떨어졌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주러시아 미국 대사를 초치했다.
24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실은 전날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을 공격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또한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 린 트레이시 미국 대사를 초치해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실제로 분쟁의 당사자가 됐다”면서 “보복 조치가 반드시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세바스토폴 인근 해변에서 미사일 공격을 보고 도망하는 휴양객들의 모습이 공유되기도 했다. 영상에서 일광욕과 물놀이를 즐기던 이들은 폭발을 목격하고는 “뛰어!”라고 소리치며 반대쪽으로 달아났다. 다른 영상에서는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이 피를 흘리는 부상자를 응급 처치하는 모습도 담겼다.
러시아의 반발에 미국도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이날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를 포함해 자국 영토를 방어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했다면서 “민간인의 생명을 앗아간 (결정에) 후회한다”고 말했다.
또한 찰리 디츠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는 자체적으로 표적을 정하고, 자체적인 군사 작전을 수행한다”면서 이번 공격이 미국의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지원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일부 허용했다.
미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방어 목적 외에 장거리 무기 등을 사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제한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이것을 심각한 수준의 위협으로 간주한다며 전술핵무기 훈련 등 핵위협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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