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첫번째 전기 세단 'EV4(프로젝트명 CT)'를 내년 3월 양산한다. EV4는 앞서 출시한 EV3와 더불어 합리적 가격을 앞세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할 보급형 모델이다.
기아는 EV4 양산 준비를 위해 최종 개발·생산 일정을 수립했다. EV4는 지난달 첫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제작, 국내외 도로에서 품질 테스트를 시작했다.
기아는 올 연말까지 주행을 통한 점검을 거쳐 내년 2월 양산형 개발을 완료하고, 3월부터 광명 2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한다. EV4 연간 국내 생산 목표는 7만대 초반대로 수립했다.
EV3 생산 목표 10만대를 더하면 소형 전기차 제품군인 EV3·EV4의 내년 목표치는 총 17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기아는 해외 공장을 활용한 EV4 현지 생산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EV4는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채택한 기아의 다섯 번째 전기차다. 기아는 지난해 10월 'EV 데이' 행사에서 EV4 콘셉트를 처음 공개하며 신차 출시를 예고했다.
EV4 콘셉트는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미래를 향한 혁신적 시도'를 주제로 세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기아가 추구하는 차세대 전동화 세단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등 구동계는 EV3와 비슷한 스펙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EV3는 81.4㎾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주행거리 501㎞)과 58.3㎾h 배터리를 얹은 스탠다드 모델(350㎞)로 구성됐다.
신차 성공의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EV3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세제 혜택 기준 3995만원부터로, 보조금을 더하면 3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하다. EV4는 이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
EV4가 출시되면 기아의 전용 전기차 제품군은 EV3, EV4, EV5, EV6, EV9까지 총 5종으로 늘어난다. 기아는 차급과 가격대가 겹치는 EV3와 EV4의 경우 각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으로 콘셉트를 차별화, 제품간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보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기아는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를 30만7000대로 제시했다. 2027년 총 15개 차종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160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