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기밀문서를 대량 유출한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석방을 조건으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어산지가 26일 미국령 사이판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어산지는 이 공판에서 그가 런던 교도소에서 이미 기한을 채운 62개월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후 오스트레일리아로 즉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어산지는 첼시 매닝이 2010년 빼낸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 등을 온라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유출된 정보에는 미군 아파치 헬기가 로이터 통신 기자 2명을 비롯한 11명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살해한 사건 등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비위가 담겨있었다.
이 같은 폭로는 언론의 자유와 알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전 세계 활동가들의 선풍적인 지지를 받았고 일부는 어산지를 그들의 영웅으로 떠받들었다. 그러나 미국 검찰은 어산지의 행위가 언론의 취재 수준을 넘어 무차별적으로 기밀정보를 훔쳐 폭로하는 국가안보 위협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그는 18개 혐의로 기소당했으며, 2010년 스웨덴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수배됐고, 2012년부터 7년여간 영국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정치 난민으로 도피생활을 했다. 2019년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영국 경찰에 의해 체포돼 5년여간 벨마시 교도소에 구금돼 있었다. 이후 미국 추방을 막기 위한 소송을 벌여왔다.
위키리크스는 이번 합의를 환영하면서 “위키리크스는 정부의 부패와 인권 침해에 대한 획기적인 폭로 기사를 발행해 권력자들의 행동에 책임을 물었다”며 “줄리안은 편집장으로서 이러한 원칙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
이원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