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여름이 왔습니다. 이 시기에는 평소보다 빨래를 자주하고, 옷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더운 날에는 땀을 흘리고, 장마철에는 꿉꿉한 날이 지속되니까요. 그러나 옷 관리에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이때 고려할 수 있는 가전이 바로 의류 관리기인데요. 의류 관리기는 건조, 살균, 탈취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여름철 유용하게 활용 가능합니다.
국내 의류 관리기 대표주자를 꼽으라면 LG전자와 삼성전자죠. LG전자 의류 관리기 브랜드는 트롬 스타일러, 삼성전자는 에어드레서라고 부릅니다. 두 브랜드 제품은 겉보기에 비슷하지만, 그 안에 적용된 기술은 완전히 달라요. LG전자가 의류 관리기에 적용한 기술 특허를 빠르게 선점했거든요. 다른 회사가 LG전자 의류 관리기에 사용된 기술을 똑같이 사용할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두 회사 의류 관리기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옷을 관리해요.
LG는 흔들어서, 삼성은 바람으로
의류 관리기는 크게 세 가지 과정을 통해 옷을 관리해요. 가장 첫 단계는 먼지를 터는 절차입니다. 그다음 스팀이나 열을 이용해 탈취, 살균, 소독을 하죠. 마지막으로 옷을 건조시킵니다. LG전자 스타일러와 삼성전자 에어드레서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부터 서로 다른 기술을 사용합니다. LG전자는 물리적인 진동, 삼성전자는 바람을 이용하죠.
먼저 LG전자 스타일러는 ‘무빙행어(Moving Hanger)’라는 기술로 먼지를 제거합니다. 무빙행어는 옷걸이를 좌우로 흔들어, 먼지와 이물질을 털어내는 기술이에요. 옷에 묻은 먼지를 손으로 터는 것처럼, 물리적인 힘을 이용하는 겁니다. 떨어진 먼지는 스팀을 쏴서 바닥으로 내려앉게 하죠. 참고로 초기 제품은 분당 200회까지 움직였는데, 최신 제품은 분당 350회 먼지를 턴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에어드레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사용합니다. ‘에어워시(Air Wash)’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요. 강력한 바람을 쏴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요. 책상 위에 먼지가 붙었을 때 입으로 ‘후’ 바람을 부는 것처럼요. 바람으로 떨어진 먼지를 흡입하기 위해 내부에 미세먼지 필터까지 설치했다고 해요.
무빙행어와 에어워시는 장단점이 다릅니다. 무빙행어는 물리적인 힘으로 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지만, 그로 인해 소음과 진동이 발생합니다. 사용자에 따라 거슬릴 수도 있죠. 에어워시는 바람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으나, 소음이 비교적 적죠. 단 미세 먼지 제거 효율은 99% 이상으로 비슷해요. 전용 옷걸이를 써야 효율이 올라간다는 점도 같네요.
조금은 다른 스팀 기술
먼지 제거 다음은 탈취, 살균, 소독 단계입니다. 두 회사 의류 관리기는 이 단계에서 고온의 스팀을 활용하죠. 뜨거운 증기를 내뿜어 옷에 묻은 해로운 성분을 제거한다는 의미에요. 단 자세히 보면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스팀을 만들고 내보내는 방식, 스팀을 내뿜는 토출구 개수 등 세세한 부분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죠.
LG전자 스타일러는 트루스팀(True Steam)이라는 기술을 사용해요. 이 회사 제품을 자주 사용한다면 자주 들어봤을 겁니다. 트루스팀을 물을 100도로 끓여 스팀을 만드는 LG전자만의 기술입니다. LG전자 스타일러는 내부에 2~3개의 분출구가 있는데요. 이곳으로 트루스팀으로 만든 증기를 내보냅니다. 참고로 분출구 개수는 제품에 따라 다릅니다.
삼성전자 에어드레서는 제트스팀(Jet Steam)이라는 기술을 채택했는데요. 바람과 스팀을 동시에 쏘는 방식이라고 해요. LG전자 스타일러가 물을 끓이는 것과 달리, 에어드레서는 파이프에 열을 가해서 증기를 만든다는 점이 다릅니다. 또 증기 분출구가 하단에 1개 있습니다. 최근에는 증기 분출 방향을 달리한 듀얼 제트스팀이라는 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있어요.
건조 기술은 비슷
의류 관리기의 마지막 작동 단계는 건조입니다. 내부 수분을 제거해, 효율적으로 의류를 관리하기 위해서죠. 이 단계에서 두 제품은 히트펌프 건조 기술을 사용하는데요. 히트펌프 건조는 냉매를 순환시켜 건조한 공기를 만든 다음, 이를 내부에 쏴서 습도를 낮추는 방식이에요. 의류 관리기뿐 아니라 옷감 건조를 최소화해야 하는 건조기에도 사용되고 있죠.
참고로 두 의류 관리기는 모드 실내 제습 기능도 제공합니다. 건조 기능을 활용해 주변 습기를 제거하는 거죠. 부분적으로 제습기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제습기만큼 성능이 뛰어나진 않다고 해요. 실내 제습 시 일부 제품은 문을 45도 정도 열어야 합니다. 최근에 나온 제품은 문을 열지 않고도 실내 제습이 가능하다고 하죠.
전혀 다른 주름 제거 방식
LG전자 스타일러와 삼성전자 에어드레서는 바지 주름을 펼치는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데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주름을 제거합니다. LG전자 스타일러는 문 안쪽에 바지 주름을 펼치는 전용 부품이 설치돼 있어요. 이곳에 바지를 놓고 부품으로 눌러주면, 주름이 사라지죠. 에어드레서는 바지 밑에 무게추를 단 다음, 스팀을 쏴서 주름을 잡아요.
테크플러스 윤정환 기자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