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공식적으로 운영이 종료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업체 '스페이스X'가 견인하게 됐다.
26일(현지 시각)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은 수명이 다 한 ISS를 우주에서 지구로 견인하는 예인선 'US Deorbit Vehicle'의 개발 업체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대 8억 4300만 달러(약 1조 1600억원; 발사 비용 제외) 규모의 가치가 있는 이번 계약은 수명이 다한 ISS를 궤도에서 이탈시키고, 다시 지구로 예인하고 안전하게 폐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나사는 우주정거장을 민간으로 넘기는 전 단계로, 민간 업체인 스페이스X와 파트너십을 맺어 이번 예인선 제작을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ISS는 지난 1998년부터 나사와 캐나다우주국(CSA), 유럽우주국(E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러시아 연방우주공사(Roscosmos; 로스코스모스) 등이 협력해 운영하던 국제 우주정거장이다.
각 나라가 자신들이 담당한 하드웨어를 정기적으로 고치고 수시로 고쳐왔지만, 수십년간 운영돼 노후화를 피할 수는 없었다. 이에 공식적으로 2030년 수명이 끝나는 ISS를 어떻게 폐기할지도 주된 관심거리였다.
25년째 약 400km 상공에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ISS는 최대 너비 109m, 무게 420t(톤)에 달하는 거대한 쇳덩어리다. 대기권에 진입하는 순간 상당수가 불타버리겠지만, 크기와 무게를 고려하면 여전히 위험한 잔해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예인선으로 이를 끌어당겨 안전한 장소에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이다.
ISS 처리 단계는 다음과 같다. 먼저 수명이 끝난 ISS를 궤도에서 붕괴시킨다. 이렇게 되면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ISS가 자연스럽게 지구와 가까워진다. 약 400km에서 320km까지 근접하게 되는 것. 이 과정만 해도 수년이 소요된다.
이후 계속해서 가까워진 ISS가 '돌아올 수 없는 지점'(Point to return)인 175마일(약 280km) 높이에 도달하면 본격적으로 예인선이 활약한다. 예인선은 ISS에 연결해 이를 대기권까지 끌어내리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예인선과 ISS 모두 대기에서 고온에 타버리겠지만, 일부는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나사는 이 거대한 우주선을 통제해 바다 또는 무인 지역에 떨어뜨려 재진입 위험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ISS가 2030년 곧바로 운영을 종료하는 것은 아니다. 운영 계약 만료 시점이 2030년일 뿐이다. 이후에는 상업 우주 정거장이 정상 운영될 될 때까지 마중물 역할로 운영할 수도 있다고 스티브 스티치 나사 상업 우주인 프로그램 담당자는 말했다.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현재 계획된 상업 우주 정거장은 △액시엄 스페이스의 '액시엄 스테이션', △블루 오리진의 '시에라 스페이스', △보잉과 아마존의 '오비털 리프', △보이저 스페이스(록히드 마틴 · 노스럽 그루먼 지원)의 '스타랩 콤플렉스' 등이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