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을 합친 통합 이마트가 출범했다. 성장성이 낮아진 할인점과 SSM을 합쳐 효율성을 제고하고 시너지를 키우는 복안이다. 상품 기획부터 소싱·마케팅까지 일원화해 오프라인 유통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한다.
1일 이마트는 SSM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한 통합 이마트로 새롭게 출범했다. 앞서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합병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 사 합병은 지난해부터 예견돼왔다. 이마트는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한채양 대표를 선임하고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대표직을 겸임 하도록 했다. 대형마트·슈퍼·편의점 등 3개 오프라인 채널 시너지를 바탕으로 상품·가격 등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통합 이마트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른 법인으로 운영될 때는 상품 소싱을 별도로 진행해 가격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통합 이마트는 소싱 채널을 일원화해 매입 단가를 더욱 낮출 수 있다. 빠른 배송을 앞세운 e커머스에 초저가 상품으로 응수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기존에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협력사와 맺은 상품 공급 계약을 갱신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매입이 개시된 만큼 새로운 계약에서는 매입가를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통합 이마트는 하반기 SSM 가맹 모델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덩치를 키울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SSM 업계에서 유일하게 가맹 사업에 적극적인 GS더프레시와 본격적인 점포 확장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맥락에서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PB) 전문점 노브랜드 매장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각 채널 별 전략 상품을 교차 판매해 개별 점포 경쟁력도 제고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조직을 통합하는 만큼 효율도 개선될 전망이다. 중복되는 조직을 하나로 합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3월과 4월,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달 희망퇴직을 진행해 조직 슬림화에 고삐를 당긴 바 있다. 통합 물류를 통한 운영 효율성 제고, 배송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다.
채널 통합 시너지 효과는 경쟁사를 통해 입증됐다. 지난 2년 간 통합 작업에 매진해온 롯데마트·슈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네 배 이상 올랐다. GS더프레시 또한 편의점 GS25와 즉시배송(퀵커머스), 전략 상품 소싱 측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편의점 계열사 이마트24와 통합 가능성도 점쳐진다. 할인점-SSM-편의점으로 이어지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 일원화를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다만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1~2인 소형 가구에 맞춰져 있고 트렌드에 민감한 특성이 있다”며 “신선식품 장보기에 특화된 대형마트·SSM과 시너지 창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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