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올해 상반기 수출액 3348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상반기 수출 2위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나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수출 증가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선전한 덕분이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수요가 상승한 덕분에 6월 수출액이 전년 대비 52.2%나 증가한 657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8% 증가한 370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반도체와 자동차 외에도 선박 수출이 118억 달러로 전년보다 28% 증가했고, 디스플레이(16.2%), 바이오헬스(8.8%), 컴퓨터(43.2%) 등도 수출이 늘면서 기록에 힘을 보탰다.
상반기 수출 호조를 발판 삼아 정부가 올해 목표로 제시한 역대 최대치인 7000억 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출액이 증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수출 중심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상반기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수출 현황을 자세히 보면 마냥 낙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수출품목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다. 특히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 실적을 좌우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올해 상반기 수출 증가는 반도체 수요 회복과 메모리 가격 상승 덕분이다. 반대로 지난해 수출이 부진하고, 무역수지가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것도 반도체 업황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반도체는 주기(사이클)를 타는 산업이다. 호황기를 지나면 침체기가 따라온다. 국가적으로 보면 반도체가 부진할 때를 대비한 제2, 제3의 산업을 만들어야 우리 경제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
정부 지원도 중요하다. 수출은 대외 여건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의 노력에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정부는 하반기 수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민관 원팀으로 지원하겠다고 한다. 각종 제도부터 금융,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고 수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감하고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