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후보자 4인이 당 대표 출마 이후 처음으로 한 무대에 올라, '미래 비전'을 주제로 당심 확보에 나섰다. 한동훈 후보는 변화를 위한 '외연 확장', 원희룡 후보는 생산적 당정관계를 위한 '레드팀', 나경원 후보는 보수 재건을 통한 '개혁', 윤상현 후보는 창조적인 파괴를 통한 '대혁신'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는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 참석해 각각 5분간 자신의 정견을 프레젠테이션(PT) 형식으로 발표했다. 후보들은 여전히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다른 후보들은 '판 뒤집기'를 위한 공약 차별화에 사활을 걸었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한 후보는 “민주당에는 '민주'가 없고 국민의힘에는 '힘'이 없다”며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 당의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중도·청년에게 매력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원내 당협위원장 사무실과 원외 정치인의 후원금 제도 신설, 여의도 연구원 재편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또 “지속가능한성장을 위해 AI와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 투자와 지원을 이어가겠다”며 새로운 기술발전에 장애가 되는 규제는 혁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 후보는 “당과 대통령이 싸우면 의도야 아무리 좋아도 결국 당은 깨지고 정권을 잃는다”며 “신뢰에 기반한 활력있고, 생산적인 당정관계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레드팀'(쓴소리팀) 운영 계획을 공개했다.
원 후보는 “당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언론, 외부전문가, 각계각층의 민심을 날 것 그대로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는 분들을 참여시킬 것”이라며 “그 내용을 제가 취합해서 대통령께 직접 전달하고, 토론 결과를 국민들께 제가 직접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한나라당때부터 원조 소장파 쓴소리 리더'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월 당정간 민생경제 비상회의 개최 △가격안정기금을 통한 생활물가 안정 △우파 진영 강화를 위해 우파 시민단체와 연대·협력 △당원연수 및 인재발굴기능 강화 등을 공약했다.
나 후보는 “강인한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당의 내실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심을 잘 아는 싸울 줄 아는 이겨본 5선 수도권 원내 당대표의 지혜와 전략이 필요하다”며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당대표도, 대통령에게 빚을 갚아야 하는 당대표도 위험하다”고 했다. 이는 한 후보와 원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새로운 공약으로는 외국인 가사도우미·간병인 도입 관련 최저임금 구분적용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비전 발표에 나선 윤 후보는 나 후보 처럼 '수도권 험지 5선'의 경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 중앙을 폭파시키겠다는 절절한 심정으로 창조적인 파괴, 전면적인 대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가치정당 △민생정당 △혁신정당 등 3대 혁신 계획을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을 이익집단이 아닌 자유민주주의 우파 이념을 갖춘 가치정당으로 만들고, 당원이 주인이 되는 당원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