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으로 1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소년이 가톨릭교회의 첫 밀레니얼 세대 성인이 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3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의 인플루언서'로 불렸던 복자(福者) 카를로 아쿠티스를 시성자(諡聖者)로 승인했다.
미국 CNN방송은 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시성 자격을 부여했던 아쿠티스 복자를 교황청이 성인으로 공식 승인했다”며 “통상 성인 인정은 수십 년이 걸리지만, 아쿠티스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절차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아쿠티스는 1991년 이탈리아인 부모 슬하에서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어릴 때 이탈리아 밀라노로 이주했다. 초등학생 때 코드를 독학해 깨친 컴퓨터 영재로 가톨릭 성인의 기적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제작·관리하는 등 가톨릭 복음을 온라인으로 전파하는 데에 힘써 신의 인플루언서로 불렸다. 하지만 백혈병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2006년 10월 15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생전 유언대로 프란치스코 성인(1181∼1226)의 고향 아시시에 묻힌 아쿠티스는 앞서 2020년 복자에 올랐다. 2013년 췌장 관련 질병을 앓던 7세 브라질 소년이 아쿠티스의 티셔츠 유품을 접하고 그를 위해 기도한 뒤 완치된 일이 기적으로 인정받은 데 따른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공적인 공경 대상이나 그 후보자에게 시성 절차에 따라 가경자(可敬者), 복자, 성인(聖人) 순으로 경칭을 부여한다. 교황청에서 성덕이 인정돼 가경자가 된 뒤 한 번의 기적이 인정되면 복자, 두 번 이상의 기적이 검증되면 성인으로 각각 추서된다.
두 번째 기적은 코스타리카 출신의 한 소녀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자전거를 타다 떨어져 머리에 큰 상처를 입은 뒤, 그녀의 어머니가 아쿠니스의 무덤에서 딸의 쾌유를 빌며 기도하자 상처가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쿠티스가 시성 되면 밀레니얼 세대 최초의 성인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성한 912명 가운데 가장 최근에 태어난 사람은 1926년생이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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