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이폰을 훔쳐간 것으로 오인해 무고한 가족을 방화로 살해한 10대 남성이 60년형을 선고받았다.
2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주 법원은 1급 살인과 방화 등 혐의로 기소된 케빈 부이(20)에게 징역 60년형을 선고했다. 그가 검찰과 협상을 통해 유죄를 인정한 뒤 일부 감형된 형량이다.
베트남 출신 이민자 2세인 부이는 지난 2020년 8월 5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 주택에 불을 질러 집 안에 있던 세네갈 출신 이민자 하산 디올(당시 25세)과 그의 2세 딸, 디올의 오빠 지브릴(29), 아내 아드자(23), 두 사람 사이의 생후 22개월된 딸까지 총 5명을 숨지게 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현관 앞에서 발견됐다. 한 집에 거주하던 다른 가족들은 탈출에 성공했으나, 피해자 5명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이는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뒤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당시 누나인 타냐와 함께 마약을 밀매하던 부이는 총기를 구매하러 가던 중 자신의 아이폰과 돈, 신발을 강도 당하자 이후 위치추적 앱을 통해 피해자들이 거주하는 주택에 자신의 휴대폰이 있다고 보고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튿날 언론 보도를 통해 화재로 숨진 이들이 자신의 아이폰을 훔친 일당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의 휴대폰이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범행에 가담한 딜런 시버트(당시 14세)와 개빈 시모어(당시 19세)도 지난해 유죄가 인정됐다. 시버트는 소년원 구금 3년과 주립교도소 청소년 수감 프로그램 수용 7년을, 시모어는 징역 40년형을 선고받았다.
사건 발생 4년만에야 형량의 윤곽이 잡혔다. 이에 남은 가족들은 “우리는 지쳐 있다. 신이 언젠가 정의를 내려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마지막 형사 사건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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