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핵심기술을 대폭 정비한다.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범위를 보다 명확히하기 위해서다. 성장잠재성이 높은 기술은 신규로 지정하고 보호필요성이 낮아진 기술은 과감히 해제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를 5일 개정·공포한다고 밝혔다. 개정 고시는 내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고시에 따라 국가핵심기술은 13개 분야 75개에서 13개분야 76개로 늘어난다.
신규지정된 기술은 원자력 분야에서 '원전 구조물 설계초과지진력 저감용 고무계열 면진장치 기술'과 'TRISO-SiC 핵연료의 상압소결 및 고온산화 저항성 향상기술' 등 2개, 기계 분야 '발전용 가스터빈 수소연소 설계 및 제조기술', 자동차·철도 분야 '고속철도차량의 차체 설계, 해석 및 제조기술' 등 총 4개 기술이다.
이번 고시개정으로 '원전 피동보조급수계통 기술', '원전 증기발생기 2차측 원격 육안검사 기술', '신형 경수로 원자로출력제어시스템 기술' 등 원자력 분야 3개 기술은 국가 핵심기술에서 빠졌다.
총 24개 기술은 기술범위 세분화·구체화를 중점으로 변경됐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분야에서 기존 '30나노 이하급 또는 적층 3D 낸드플래시에 해당되는 설계·공정·소자 기술'이 '64단 이상의 적층 3D 낸드플래시에 해당되는 설계·공정·소자 기술'로 개정됐다.
자율차 핵심부품·시스템 설계 및 제조기술의 경우 '상용화 3년 이내' 단서가 붙었다. 로봇 분야에선 '다중 제조 로봇', '다중 이동로봇'으로 기술분야가 구체화됐다.
개정고시는 업계 의견 수렴과 분야별 전문위원회 검토,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개정안이 마련됐고 행정예고와 규제심사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됐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보호조치 의무가 발생한다.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거나 기술보유기관이 인수합병(M&A) 등 외국인투자 진행 시에는 정부의 사전심의를 받아야한다.
산업부는 올해도 관계부처, 핵심기술 보유기관, 업종별 협·단체 등을 통해 국가핵심기술 지정·변경 및 해제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개정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우혁 무역안보정책관은 “핵심기술은 미래의 산업경쟁력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면서 “보호가 필요한 기술들을 적기에 식별함과 동시에 범용화·일반화되어 보호가치가 낮은 기술들은 신속히 해제하고 기업들의 핵심기술 수출에 대해서는 신속한 절차 진행 등을 통해 부담을 완화하여 실효성 높은 기술보호제도를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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