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조, 현장을 가다]<4> '선풍기' 이미지 벗는 '신일전자 기업부설연구소'

“하이 웨디, 서비스 번호 알려줘”라고 말하자, 곧바로 수리 문의를 할 수 있는 서비스센터 전화번호를 응답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신일전자 사옥 4층. 신일전자 제품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신일전자가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서큘레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신일전자는 사옥 3~5층에서 고객에게 선보일 신제품을 개발·시연한다.

신일전자는△디자인팀 △상품기획팀 △제품개발팀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디자인팀은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2D 드로잉과 3D 도면을 제작한다. 상품기획팀은 신제품 개발을 기획하고 OEM·ODM 방식을 통해 신제품 개발 업무를 지원한다. 제품개발팀은 설계·부품 소재 검증 등을 진행한다.

서울 영등포구 신일전자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관계자가 서큘레이터 제품의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일전자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관계자가 서큘레이터 제품의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1959년 소형 모터 제조사로 시작해 창립 65주년을 맞은 신일전자는 선풍기·서큘레이터 등 계절가전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1978년에는 선풍기 1일 생산량 1만 대를 돌파하고, 국내 최초로 선풍기에 KS표기 허가를 취득했다.

최관호 제품개발팀 팀장은 “주력 사업이 계절가전인 만큼, 판매 시기를 맞추기 위한 개발과 양산 일정 준수에 가장 힘써왔다”며 “일상 생활에서 직접 개발한 제품을 목격하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일전자는 2019년 종합생활가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하며 로봇청소기와 음식물처리기 등 신(新)가전 제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이외에 진공 믹서, 욕실용 온·환풍기 등도 개발 중이다.

서울 영등포구 신일전자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관계자가 음식물처리기 제품의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일전자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관계자가 음식물처리기 제품의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신일전자 첫 올인원 로봇청소기 '로보웨디'를 선보였다. 로봇청소기 개발 과정에서 센서 인식률, 흡입력, 보안 정보 유출 방지, 물걸레 세척 성능 등에 중점을 뒀다. 먼지를 밀어내는 브러시 개수를 줄였을 때 먼지를 더 잘 모을 수 있다고 보고, 시중에 판매중인 제품 브러시 갯수보다 1개를 줄였다. 또, 소비자 필요에 따라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ON·OFF 버튼을 추가해 보안을 강화했다.

주력 제품인 선풍기·서큘레이터 분야에서도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음성인식 서큘레이터의 경우 '웨디'라는 신일전자 캐릭터 이름을 불러 명령을 하는 시스템이다. 현재는 명령어가 고정되어 있지만 내년에는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한 서큘레이터를 부르는 호칭을 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일전자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각 나라의 전원 환경 및 사용 환경에 맞춰 제품 실사용 시험을 진행하고 제품별 UL 인증을 취득하고 있다.

<인터뷰> 이상용 신일전자 기업부설연구소장

왼쪽부터 이상용 신일전자 기업부설연구소장·상품개발사업부장(이사), 최관호 신일전자 제품개발팀장
왼쪽부터 이상용 신일전자 기업부설연구소장·상품개발사업부장(이사), 최관호 신일전자 제품개발팀장

“건조시간을 50% 이상 줄인 음식물처리기를 개발 중입니다.”

이상용 신일전자 기업부설연구소장은 요즘 여름 가전제품으로 가장 주력하고 있는 신제품으로 '음식물처리기'를 손꼽았다.

기존 음식물처리기는 건조시간이 12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3세대의 경우 건조시간을 50% 단축시켜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 소장은 “일본에 수출할 음식물처리기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기 220V를 사용하지만 일본에서는 110V를 사용한다.

전기 표준이 달라지면 제품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한 사양이 달라지는만큼 내구성 테스트를 반복하고 있다는 게 이 소장 설명이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