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3년 연속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5개 이상 회원국과 양자회담을 갖고 원전과 방산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일본·호주·뉴질랜드와도 정상회의를 갖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 부부는 '2024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7월 10일부터 11일까지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지난해 7월에도 리투아니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김 1차장은 “자유·인권·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나토와의 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에는 체코·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등 5개 이상의 나토 회원국 정상 및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연쇄 양자 회담을 한다. 에너지·안보 분야 협력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인접한 핀란드·노르웨이는 이미 우리나라의 K9 자주포를 도입해 운용 중이며, 추가적인 방산 협력 가능성이 큰 나라로 꼽힌다. 체코에서는 우리 기업이 두코바니 지역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같은날 저녁에는 정상회의 개최국인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친교 만찬에 참석한다.
11일에는 나토의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의 일정을 진행한 뒤 본회의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IP4 정상회의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대한 강한 비판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도·태평양 차원에서도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해 공동의 메시지를 발신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한미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 한미일정상회의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11일 오후에는 나토와 미국·유럽의 5개 싱크탱크가 공동주최하는 나토 퍼블릭포럼에 참석해 인도·태평양 세션의 단독 연사로 나선다. 윤 대통령은 현 글로벌 안보 질서의 위기 요인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나토와 IP4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워싱턴DC 일정에 앞서 8∼9일에는 미국 호놀룰루를 방문한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군사·안보 브리핑을 받은 후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김 1차장은 “윤 대통령의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은 한미동맹의 굳건한 결속을 과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미협력을 한 단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