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면서 최소 3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수석 보좌관인 안드리 에르막은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36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공격을 받은 곳 중 키이우 최대 소아과 병동이 있는 오마디트 어린이 병원도 있었으며, 이곳에서 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한 명은 의사이며 다른 한 명은 성인으로 확인됐다. 다만 잔해 아래 더 많은 사람이 깔려 있을 우려가 남아있다.
러시아는 병원 공격 의혹을 부인하고, 어린이 병원에 떨어진 잔해는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 파편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반박해 러시아 순항 미사일의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레시아 리시티아는 “(미사일이 떨어지는 순간이) 영화 속 장면 같았다. 큰 빛이 터지고, 끔찍한 소리가 났다”면서 “병원의 한 부분이 파괴됐고 다른 부분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정말 심하게 손상됐다. 병원의 60~70% 정도 (파손됐다)”라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병원은 암 치료와 장기 이식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대형 병원이다. 기관내 삽관, 인공호흡기 등을 달고 있어 병원 밖으로 대피하기도 어려운 중환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다른 병원으로 이후송이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의사는 전했다.
또한 키이우의 또 다른 병원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드니프로브스키 지구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건물이 무너져 7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러시아 순항 미사일 Kh-101 파편이라며 현장에서 회수한 파편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에 방공 강화를 요청했다.
EU 외교정책 책임자인 요셉 보렐은 이번 공습을 두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사무총장 역시 이번 공습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그의 대변인 스테판 두자릭은 “(아동병원과 다른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이) 특히 충격적이다. 민간인과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제 인도법에 따라 금지되어 있으며, 이러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고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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