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국내 PC통신 서비스를 이끈 천리안이 오는 10월 서비스를 종료한다. 1985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9년만이다. 이에 따라 하이텔·나우누리·유니텔·천리안 등 4대 PC통신 모두 명맥이 끊긴다.
9일 미디어로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0월 31일 천리안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미디어로그는 “함께했던 포털 서비스들이 하나둘씩 종료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서비스를 지속하려 노력했지만, 사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양질의 메일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워 서비스 종료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천리안은 오는 11일 메일·주소록 백업 기능을 오픈한 뒤 이용자들의 자료 저장과 이메일 이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후 9월 1일 문자메시지(SMS), 뉴스(동영상), 인물·운세 등 부가서비스를 종료하고 10월 1일 천리안 메일 수·발신 중지를 거쳐 10월 31일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한다.
이로써 천리안은 1985년 PC통신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9년만에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1985년 한국데이터통신(LG데이콤 전신)의 전자사서함 서비스로 출발한 천리안은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과 함께 4대 PC통신으로 꼽히며 1990년대 초반 PC통신 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고속인터넷 보급으로 새롭게 등장한 네이버·다음 등 포털과 경쟁에서 밀리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천리안은 다른 PC통신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와중에도 포털사이트로 변경, 서비스를 지속해왔지만 예전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했다. 하이텔과 나우누리, 유니텔은 각각 2007년, 2012년, 2022년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한 천리안마저 39년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PC통신 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미디어로그 측은 서비스 종료 안내문애서 “198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고객님들과 함께했던 천리안은 보내주신 사랑 덕분으로 과거 PC통신 시절부터 현재까지 그 이름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