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5200m서 발견된 미라…22년 전 실종된 美 산악인으로 확인

지난 2002년 안데스 산맥의 한 봉우리에서 실종된 미국의 한 등반가 시신이 22년만에 발견돼 산 아래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페루 경찰/AFP 연합뉴스
지난 2002년 안데스 산맥의 한 봉우리에서 실종된 미국의 한 등반가 시신이 22년만에 발견돼 산 아래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페루 경찰/AFP 연합뉴스

22년 전 안데스 산맥에서 실종됐던 미국의 한 등반가가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10일 AP 통신에 따르면 페루 경찰은 안데스 산맥 서부인 코르디예라 블랑카 산맥의 후아스카란(해발 6768m) 5200m 지점에 있는 캠프에서 시신 한 구를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후아스카란 봉우리를 덮고 잇던 두꺼운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그 아래 얼어붙어 있던 미라화된 시신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산악구조팀과 설산 등반 가이드 업체 측 인력을 동원해 지난 5일 해당 시신을 수습했다.

시신은 미라로 변했지만, 옷과 하네스, 로프, 등산화 등 착용한 용품은 고스란히 유지됐다. 미라화된 손에는 결혼 반지가 여전히 끼워져 있었다. 또한 그가 가진 소지품 가운데 운전면허증이 발견돼 신원 파악이 가능했다.

사망자는 미국 출신 산악인 빌 스탬플. 지난 2002년 친구 2명과 함께 등산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그의 가족들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해발 6700m 봉우리에서 실종된 빌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포기하고 있었다가 22년 만에 행방을 알게 됐다.

아들 조셉 스탬플은 “너무 이상했다. 우리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해왔지만, '그' 전화를 받게 될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딸 제니퍼 스탬플 역시 “충격적이었다. 전화를 받고 심장이 내려앉았다”면서 “22년간 우리는 단지 아버지가 산의 일부이며,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스탬플의 시신은 페루 경찰과 산악 가이드의 도움으로 가족들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가족들은 그의 시신을 페루 수도 리마의 장례식장으로 옮겨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