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가까이 지나가는 폭우와 홍수로 인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의 둑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된 끝에 수위가 낮아졌지만 허술한 복구 작업과 깃발을 흔들며 자축하는 분위기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0일 신화 통신 등에 따르면, 후난성 웨양시 화룽현의 둥팅호 유역 전체 수위가 경고 수위 아래인 32.5m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 중부에서 이어진 폭우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인 둥팅호는 비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지난 5일 제방 일부가 무너졌다.
제방 붕괴로 인해 약 50㎢에 달하는 배후 농지와 마을이 물에 잠겼고, 주민 7000명 이상이 대피해야 했다. 다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후난성 당국은 둥팅호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총 485명의 인력과 3180대의 덤프트럭, 다양한 유형의 선박 85척이 동원됐다.
문제는 복구 작업이 허술해 되레 사고를 키웠다는 점이다. 당시 현지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영상에서는 수많은 선박과 차량이 동원돼 돌을 투척하고 틈새를 막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틈이 좁아져 되레 유속이 빨라졌고, 모래와 자갈이 씻겨 내려가면서 틈이 쉽게 막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트럭에서 모래를 쏟는 것이 아닌, 모래를 가득 실은 트럭을 틈에 빠트리는 모습도 공개돼 빈축을 샀다.
다행히 수위를 내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미 인근에서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복구 작업을 마치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 비난의 목소리를 키웠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1900년대를 보는 줄 알았다”,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인 상황에서 환호가 나오냐”, “트럭 빠트리는 장면은 전 세계가 놀랄 것”, “저렇게 허술하게 막아놓으면 나중에 또 무너질 거다” 등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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