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화문공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조형물의 형태, 높이 등 모든 부문에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25일 제74주년 6·25를 맞아 발표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건립 관련 “국가상징공간은 국민 자긍심을 높이는 게 핵심”이라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과 전문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상징물을 세운다는 기존 계획을 포함해 원점 재검토한다. 단, 이곳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는 사업 자체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발표 직후부터 지나친 애국주의와 주변 경관을 헤치는 디자인으로 비판을 받자 계획을 수정했다.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은 서울 도심의 심장부이자 역사와 문화, 시민정신이 공존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국가상징공간”이라며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체성을 상징하는 이순신장군, 세종대왕 동상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사업”이라며 추진 의도를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의 랜드마크인 광화문광장에 대한민국 자유와 번영의 밑거름이 된 6·25전쟁 외에도 3·1독립운동, 4·19혁명 등 지금의 대한민국 발판을 만든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시 홈페이지 등에 별도 의견 수렴 창구를 만든다.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도 활용한다.
올 8~11월 설계 공모를 추진하고 2025년 4월까지 기본·실시 설계 후 2025년 5월 착공, 12월 준공이 목표다. 국가상징공간과 세종로공원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통합 설계공모를 추진하며, 설계공모를 거쳐 디자인 및 규모 등이 최종 확정된다.
오 시장은 “국가상징광장에 걸맞는 국가상징물을 조성해 광장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하겠다”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