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차 안에 홀로 방치된 아이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남쪽으로 160㎞ 떨어진 투손 지역에서 2살 된 아이가 차 안에서 숨졌다.
아이는 아빠와 외출했다가 차에서 잠든 가운데 집에 도착했고, 아빠는 차량 시동과 에어컨을 켠 채 아이를 차 안에 그대로 뒀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엄마가 아이를 발견했을 때는 차량 에어컨은 꺼진 상태였다. 아이는 아무런 반응이 없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아이가 30분∼1시간가량 방치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투손 지역 낮 최고기온은 섭씨 42도에 달했다.
지난 10일 오후에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5살 아이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이 지역 기온이 섭씨 32도에 육박했으며, 현지 경찰은 아이가 계모가 일하는 미용실 밖에서 7시간 동안 혼자 차 안에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계모를 아동 학대 등의 혐의로 체포하고, 고의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ABC방송에 따르면 올해 들어 뜨거운 차 안에 홀로 있다가 숨진 아이들은 최소 10명에 달한다. 1990년 이후로는 전국적으로 190명 이상의 어린이가 뜨거운 차량에 방치돼 목숨을 잃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따르면 어린이의 체온은 성인의 체온보다 3∼5배 빠르게 상승하며, 체온이 섭씨 41.7도(화씨 107도)에 이르면 사망할 수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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