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피 흘리며 주먹 쥔 트럼프..美 대선 향방에 韓 영향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피격을 당한 뒤 피신하며 주먹을 치켜세우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피격을 당한 뒤 피신하며 주먹을 치켜세우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벌어지면서 4개월 남은 미 대선도 격랑에 빠져들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 중이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차기 대통령 후보인 두 사람 정책 방향 또한 상반된 점이 많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향후 대선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미 대선 향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직후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유세장을 빠져나가면서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괜찮다는 메시지를 내보냈다. 오른쪽 귀와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최근 건강 이상설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잇따른 말실수를 계속하면서 '고령'이라는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42년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1946년생)보다 네 살위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 확률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뜻이다. 데란 반 오든 공화당 하원의원(위스콘신주)은 현지매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그는 방금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팀 버쳇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이후 주먹을 위로 치켜세우며 외친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Fight. Fight. Fight)'가 대선 슬로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 기관인 비밀경호국(USSS)의 경호 실패도 도마 위에 오르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은 전면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 뿐 아니라 상위 부처인 국토안보부(DHS)와 미 연방수사국(FBI)이 대상이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한발 앞서게 됐다는 예상과 달리, 범행동기가 밝혀지지 않았고, 대선이 4개월이나 남은 상황이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주장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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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과의 연대, 국제사회 간 자유로운 무역 등을 강조하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고립화를 주장한다. 두 사람은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입장을 달리한다. 우리나라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바이든 정부와의 정책 연대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 재집권 시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통상 정책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두 사람의 주요 정책 공약을 보면, 무역·투자 부문에서 바이든이 동맹간 공급망 안정화에 방점을 둔다면, 트럼프는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이 우선이다. 대중국 무역 정책 역시 바이든은 동맹과 함께 첨단산업 위주 수출통제로 제한한다면, 트럼프는 금융, 지식재산, 인력까지 통제한다.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선 대중국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제조업에 대해서도 바이든이 반도체와 IRA 보조금·인센티브를 늘린다면, 트럼프는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대선 승리를 가져간다면, 삼성전자와 SK, 현대차 등이 우리 주요 기업도 파급이 불가피해진다.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정권이 계속 교체되고 있는 유럽 등 주요국도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각국의 주미대사관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각료로 발탁될 수 있는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