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이후 국내 증시에선 눈치보기 양상이 두드러졌다. 외국인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인해 당분간 국내 증시도 단기 조정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14% 상승한 2860.92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개장 직후 상승 출발했던 증시는 이날 시종 등락을 거듭하다 간신히 2860선을 지켰다.
장 초반 외국인 자금이 매도세를 이끌어간 가운데 마감 직전 일시적으로 매수세가 급증했다. 이날 외국인은 8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장중 한때 3000억원어치에 육박했던 순매도세가 장 막판 크게 줄었다. 개인도 3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만 홀로 122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증시 주말 휴장과 일본의 바다의 날 공휴일 증시 휴장으로 뚜렷한 방향성은 나타나지 않은 영향이다. 실제 시장에선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TFX글로벌마켓은 금, 엔화, 달러 및 미국채 등 보호주의 관련 자산으로 매수세가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실제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g당 금 가격은 이날 전일 대비 0.58% 상승한 10만732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증시 역시 단기 조정이 예상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2900선을 향해 빠르게 상승했는데, 이번 주엔 그 흐름이 꺾일 가능성이 크다”며 “밸류에이션 부담도 있어 코스피는 단기 조정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금융 시장은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국제금융센터 뉴욕사무소는 “이번 사건은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촉발할 가능성이 상존하며 11월까지 수개월 간 트럼프와 관련된 거래가 더욱 강화될 소지가 크다”면서 “특히 다수 시장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미국 장기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달러화 강세로 인해 안전자산인 엔화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 통화의 상대적 약세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