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연말 공개를 앞둔 신형 '팰리세이드'와 토요타 '그랜드 하이랜더' 간 비교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차종간 성능을 비교하며 신형 팰리세이드의 개선점을 찾기 위한 양산 전 최종 품평 과정이다.
현대차는 강원도 일대에서 개발 막바지 단계인 신형 팰리세이드(프로젝트명 LX3) 위장막 차량 2대와 토요타 그랜드 하이랜더 2대를 주행하며 테스트했다.
현대차가 연구소 주행시험장 등 보안시설 내부가 아닌 국내 일반 도로에서 경쟁 차종과 나란히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총 4대의 테스트 차량은 화성시장이 적힌 임시번호판을 부착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가 자리한 화성시에 연구·시험용으로 임시 등록한 차량으로, 현대차가 테스트를 위해 그랜드 하이랜더를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신차 상품성 점검 상대로 토요타 주력 SUV 중 하나인 그랜드 하이랜더를 지목한 것은 팰리세이드가 속한 글로벌 준대형 SUV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준대형 SUV 시장에서 하이랜더는 16만9543대가 판매돼 압도적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팰리세이드는 8만9509대로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출시된 그랜드 하이랜더는 하이랜더의 길이를 늘린 장축형이다.
신형 팰리세이드 위장막 차량은 그랜드 하이랜더보다 전고(높이)가 낮은 편이나, 전장(길이)과 전폭(너비) 등은 비슷한 모습이다. 그랜드 하이랜더의 전장은 5m가 넘는 5116㎜이며 휠베이스는 2946㎜다. 낮고 넓은 차체로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단 도심형 SUV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실제 현대차는 신형 팰리세이드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하이랜더의 아성을 넘기 위해 철저한 벤치마킹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 하이랜더는 2.5리터 가솔린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를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삼는 데, 신형 팰리세이드 역시 같은 배기량의 하이브리드를 처음 도입한다.
차체 공간 활용성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기존 7·8인승 외에 9인승 모델을 신설, 기아 카니발 등 일부 차종이 과점 중인 미니밴 시장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SUV 수요 확대에 따라 신형 팰리세이드의 양산 개시일을 내년 1월에서 올해 12월로 조정하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 판매는 내년 상반기, 북미 판매는 내년 하반기 시작될 전망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신형 팰리세이드 양산 목표는 연간 21만대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상향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