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우 메카IPS 대표 “AI, IP번역에 변수 아닌 상수”

김천우 메카IPS 대표(대구카톨릭대학교 산학협력교수 겸 IP 번역연구회 회장)
김천우 메카IPS 대표(대구카톨릭대학교 산학협력교수 겸 IP 번역연구회 회장)

“인공지능(AI)은 지식재산(IP) 번역 업계에 변수가 아닌 상수입니다. IP 번역 업계 역시 AI가 가져올 산업계 전반 지각변동에 대응해 관련 서비스 전략을 정교하게 수립해야만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김천우 메카IPS 대표(대구카톨릭대학교 산학협력교수 겸 IP 번역연구회 회장)은 “산업의 AI 전환(AX)에 발맞춰 IP 번역 업계 역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업무와 차별화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은 수십년간 쌓아온 IP 번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IP 번역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이끄는 메카IPS는 전자, 전기, 통신, 반도체, 기계, 금속, 화학, 화공, 약학, 유전공학 등 기술 분야별로 IP 업무 및 IP 번역 경험이 풍부한 우수한 전문번역팀을 갖춘 기업이다.

고급화·차별화를 특징으로 영어·일어·독어·중국어 양방향 번역과 불한번역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IT 기업 해외 특허 출원 업무를 담당해왔다. 그는 회사를 이끌며 쌓아온 노하우를 연구회 활동에 녹여내 특허 번역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IP 번역 업계에 AI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다른 산업계와 달리 IP 번역 분야는 AI와 상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AI는 IP 번역 업계를 침탈하는 적이 아닌 우리가 활용해야 할 도구라고 본다. 이는 IP 번역 업계가 AI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해 진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예컨대 AX 시대 AI가 할 수 없는 차별화 서비스를 IP 번역 업계가 갖추고, AI를 도구로 활용해 더욱 우수한 번역 연구 서비스 제공 능력을 갖추면 된다. 아울러 기술 발전에 따라 급변하는 세계 각국 특허법에 대응한 번역 서비스를 론칭한다면 유의미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IP 번역 업계 숙제가 있다면.

▲연합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협의체 성격인 IP 번역컨소시엄이 존재하지만 유명무실하다. IP 번역 업계는 다양한 군소 업체가 난립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클라이언트의 저가수주와 이익 편취에 제대로된 대응을 못한다. 가격 협상 등을 주도할 연합체가 없다보니 가격협상능력도 관련 대처 능력도 떨어진다.

실제 IP 번역 비용은 지난 20년 전과 동일한 수준이다. 국내 IP 번역 기업 다수가 목구멍이 포도청인 상황에 생존을 위해 '밑지는 사업 블랙홀'에 빠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단일화한 목소리를 낼 협회 등을 꾸려야 한다.

김천우 메카IPS 대표(대구카톨릭대학교 산학협력교수 겸 IP 번역연구회 회장)
김천우 메카IPS 대표(대구카톨릭대학교 산학협력교수 겸 IP 번역연구회 회장)

-IP 번역 업계 성장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해외로 뻗어나가야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 지난 3년간 유수 해외 업체로부터 사업 제안을 여러 건 받았다. 비밀 유지 계약 탓에 상세 정보는 밝힐 수 없지만,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제안 덕분에 엄혹한 코로나 시기를 견뎠다.

해외 업체로부터 러브 콜이 우리 회사에만 온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예상컨대 다양한 한국 IP 번역 기업에도 이런 사업 제안이 있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 기업의 IP 번역 능력이 세계에서 통한다는 의미다. 한국 IP 번역 기업이 해외 기업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이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레드오션'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해외 기업은 모두 AI 기반 원문을 제공하고, 번역 툴 사용을 원하기 때문에 이같은 각 기업 요청에 알맞은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IT강국 한국 산업계가 이 정도 파고는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