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호범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나지루딘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EPFL) 교수팀, 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KRICT) 책임연구원팀과 공동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결함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금속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태양광 흡수 광활성층으로 사용하는 태양전지다. 최근 실리콘 태양전지와 동등한 수준의 효율이 보고됐다. 낮은 제작 단가, 용이한 생산 공정, 유연성 등의 장점으로 차세대 태양전지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결정 구조에서 이상적인 원자 배열을 벗어난 부분이 결함으로 소재의 광전자적 특성 및 구조적 안정성을 저하시킨다.
고효율·고안정성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결함제어가 필수적이다. 현재까지는 주로 외부 화학종 및 저차원 페로브스카이트를 도입하는 방법이 선택됐다. 이러한 이종 분자 도입을 통한 결함제어 방식은 페로브스카이트의 소재 균일도와 결정성을 낮춘다는 한계가 있다.
공동 연구팀은 '꼭짓점 공유 성분을 포함하는 6H 페로브스카이트 결정다형체'를 활용한 페로브스카이트 결함제어 신기술을 개발했다. 6H 결정다형체는 66%의 꼭짓점 공유 성분을 포함하기 때문에 광활성층용 3C 결정다형체와 높은 격자 상관성을 가진다. 이를 적용한 고효율 고안정성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 및 모듈을 구현했다.
연구팀 측졍결과 21.92% 모듈 효율, 21.74%의 저온 공정 모듈 효율을 달성했다. 비슷한 면적의 페로브스카이트 모듈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이며, 미국 태양전지효율 공인기관인 뉴포트로부터 공식 인증(인증효율 21.44%)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균일도 및 결정성 보존 측면에서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결함제어 기술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페로브스카이트 결함제어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김호범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결함제어 기술과 달리 소재 균일도와 결정성을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인 페로브스카이트 결함제어가 가능하다”며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결함제어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여는 한편, 페로브스카이트 발광다이오드, 광검출기 등 다양한 페로브스카이트 광전자소자로의 응용 또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KRICT, 스위스국립과학재단(SNSF), 유럽연합 호라이즌(Horizon) 2020 연구 및 혁신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에 게재된 연구 결과는 최근 출판된 해당 분야 최고의 논문 50편을 가려내는 편집자 하이라이트에 뽑혔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