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리스크'로 민주당 안팎에서 대선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 차례 말실수로 인지 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키운 그가 또 다시 건강 문제로 도마에 오르면서 후보 적합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예정됐던 라틴계 미국인 단체 유니도스US 연례 회의에서의 연설을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사흘만에 재개된 공개 유세가 다시금 멈춘 것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반적인 불편함 등을 포함해 경미한 증상만 보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개 TV토론 이후 해소되지 않은 건강 우려에 다시 불을 지피기에는 충분했다.
또한 그가 이날 흑인 연예 전문 케이블방송인 BET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출마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친 데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그는 완주 의사를 재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만약 나에게 의학적 상황이 발생해 의사들이 나에게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면…” 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를 지지하던 민주당 원내대표들 역시 돌아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주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있기 몇시간 전, 바이든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을 가지고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슈머 원내대표는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함께 다음 주 예정돼 있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명 투표를 연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 당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공개적은 후보 사퇴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11월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정부 2기가 출범할 경우 민주주의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를 포함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20명에 달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바이든 “의학적 상황 발생하면 출마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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