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전세계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수가 56억건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모바일 가입자의 60%를 차지한다. 5G 가입 증가와 커버리지 확대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도 3배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5G 트래픽 증가에 따른 주파수 이용 효율화를 위해 롱텀에볼루션(LTE)용 주파수의 5G 용도 변경 필요성도 높아졌다.
에릭슨엘지는 18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에릭슨 모빌리티 보고서를 발표했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테크니컬 디렉터는 “올해에만 6억건이 5G로 신규 유입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5G 확산 추세에 따라 전세계 5G 가입건수는 올해 17억건에서 2029년 56억건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슨은 2028년 LTE와 5G간 점유율 골든크로스가 발생해, 5G가 LTE를 밀어내고 주도적 이동통신 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5G 전환 가속에 따라 LTE 가입자는 2029년 30억건으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5G가 전체 모바일 회선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올해 20%에서 2029년에는 60%로 확대된다.
5G 가입자가 늘면서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도 연평균 20%씩 뛸 전망이다. 박 디렉터는 “고정형무선접속(FWA)를 제외한 월간 데이터 트래픽은 2029년 313엑사바이트(EB)로 지금보다 3배 증가할 것”이라며 “전체 트래픽에서 5G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금의 25%에서 7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트래픽 증가는 5G 커버리지 확대와 스마트폰 보급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전세계 5G 커버리지(중국 제외)는 2023년 40%에서 2029년에는 80%로 확대될 전망이다.
스마트폰도 올 1분기 출하량이 6% 늘며 회복세다. 동영상 트래픽 증가로 스마트폰 1대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현재 17GB에서 2029년 42GB로 치솟을 전망이다. 확장현실(XR) 서비스도 트래픽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G 확산에 따라 치솟는 데이터 트래픽을 대비하기 위한 망 고도화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 특히 5G 핵심 대역으로는 꼽히는 미드밴드(중대역)이 전세계 5G 커버리지 40% 중에 35%를 차지함에 따라 트래픽 증가율을 수용하기 위한 주파수 추가 할당과 장비 고도화 필요성도 높아졌다.
에릭슨은 5G 가용성을 높이기 위해 LTE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FDD(주파수분할) 방식의 저대역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자가 줄어드는 LTE 대역을 5G로 용도 변경하면 성능 개선은 물론 주파수 가용성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FDD 대역을 4G와 일부 3G로만 이용하고 있다.
박 디렉터는 “이용자 보호 등 정책적 이슈와 맞물려 있어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도 “LTE 가입자가 5G로 지속적으로 이동함에 따라 주파수 효율적 활용 관점에서 고민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5G 단독모드(SA) 도입 필요성도 언급했다. 5G SA는 LTE망을 함께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SA)와 달리 5G망만 단독 사용해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구현이 가능하다. 국내에는 KT만 일부 도입했다. 박 디렉터는 “5G 서비스를 출시한 전세계 300여개 통신사 중에 50여곳이 5G SA를 구축했다”면서 “통신사의 사업적 판단이 작용하겠지만 6G 기술 진화 관점에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