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고추 250배, 매워서 '18금'…日 고교생 14명 감자칩 먹고 응급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매운 감자칩 '18금 커리 칩스'. 사진=이소야마 상사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매운 감자칩 '18금 커리 칩스'. 사진=이소야마 상사

일본에서 매운 감자칩을 먹은 고등학생 14명이 메스꺼움과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6일 도쿄도 오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매운 감자칩을 나눠먹고 발생했다.

학생들이 먹은 감자칩은 우리나라의 불닭볶음면처럼 맵기로 유명한 '18금(禁) 카레 감자칩'이다. 여기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품종 중 하나인 '부트 졸로키아' 가루가 첨가됐다.

부트 졸로키아는 매운맛의 척도인 스코빌 수치가 100만 이상을 기록한 기네스북 인정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다. 청양고추(스코빌 수치 4000)의 250배 매우며, 미국에서는 혼이 나갈 정도로 맵다는 의미로 '고스트 페퍼'라고 불린다.

감자칩 제조사인 이소야마 상사는 공식 웹사이트에 매운 맛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18세 미만은 섭취하지 말라는 주의 문구를 게재해 둔 상태다. 또한 고혈압, 컨디션 불량, 위장이 약한 사람도 먹지 말아달라는 경고문을 올렸다.

포장지에도 “18금”, “손가락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맨손으로 먹지 말아달라” 같은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주의문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30여 명이 감자칩을 나눠먹었고, 너무 강한 매운 맛 때문에 일부가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통증 때문에 걸을 수 없어 휠체어로 이송된 학생도 있었다.

제조사 이소야마 상사는 이번 사건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병원으로 이송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해당 감자칩은 2013년부터 판매했지만 이번처럼 통증을 호소한 소비자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비슷한 사건은 지난해 미국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매운 고추 품종 중 캐롤라이나 리퍼 고추가 들어있는 '파키 원칩 챌린지'를 먹은 10대 학생이 복통을 호소하다가 끝내 숨진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매운맛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10대 사망 사건 당시 브리검 여성병원의 응급의학 및 의학독성학 부교수인 피터 차이 박사는 AP 통신을 통해 “캡사이신이 고농도로 함유된 과자를 먹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캡사이신을) 많이 섭취하면 부정맥이나 돌이킬 수 없는 심장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