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완벽 보존돼 고고학계를 놀라게 만든 스테고사우루스 뼈 화석이 우리돈 618억원 낙찰돼 개인 소유가 됐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완벽한 보존 상태를 자랑하는 스테고사우루스 뼈 화석 '에이펙스'(Apex)가 4460만 달러(약 618억원)에 최종 낙찰됐다.
최종 낙찰가는 경매 전 예상 낙찰가(400만~600만 달러)를 최대 10배 이상 넘긴 금액으로, 역대 공룡뼈 화석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했다.
당초 낙찰자 신원은 미국인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후 CBS 뉴스를 통해 헤지펀드 '시타델'의 창립자인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가 이 화석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개인 소유지에서 발견된 에이펙스는 높이 3.35m(11피트), 코부터 꼬리까지 길이 8.23m(27피트) 정도 되는 스테고사우루스의 뼈 화석이다.
소더비는 에이펙스에 대해 “크고 건강한 성인 개체의 뼈 화석”이라고 설명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았던 흔적도 발견돼 고령까지 살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스테고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나 트리케라톱스 같은 공룡에 비해 뼈대가 훨씬 적기 때문에 보존 상태가 좋은 뼈 화석이 많지 않다. 하지만 에이펙스는 전체 뼈 319개 중 254개가 발견돼 전체 윤곽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고고학계는 “중요한 공룡 화석”이라고 보고 있다.
스테고사우루스는 쥐라기 후기(약 1억 5500만~1억 5000만년 전) 현재의 북미 대륙에 주로 서식했던 초식 공룡이다. 꼬리에 있는 4개의 날카로운 가시와 등줄기를 따라 난 육각형 모양 골판이 특징이다.
고생물학계 일각에서는 이번 경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발굴 당시부터 뛰어난 보존 상태로 이목을 끈 에이펙스가 연구 목적이 아닌 개인의 소유로 남겨지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낙찰자는 “미국 기관에 표본을 대여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