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각 진영은 상대적으로 낮은 당원 모바일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 계산에 한창이다. 반면에 전국 순회 투표를 시작한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이재명 독주 체제가 굳어졌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4차 전당대회를 연다. 앞서 19일부터 이틀 동안 당원 대상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 가운데 21일부터 진행한 당원 ARS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오늘 마무리한다.
전당대회에는 거물급 정치인이 대거 출마를 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른바 '한동훈 대 반(反) 한동훈' 구도로 흐르면서 후보자간 네거티브가 격화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문자 논란과 공소 취소 청탁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이른바 자폭 전당대회라는 오명도 썼다.
이는 결국 투표율에도 영향을 줬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모바일 당원 투표율은 40.47%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모바일 투표율(47.51%)보다 7.04%P(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를 두고 각 진영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한 후보 측은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조직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지난해 전당대회는 친윤(친 윤석열)계가 이른바 조직을 동원해 당원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한 탓으로 봤기 때문이다.
반면에 반한(반 한동훈) 주자 측은 이른바 '한동훈 대세론'에 대한 당원들이 의문을 던졌다는 판단이다. 대세론의 실체가 없기에 당원 모바일 투표율이 낮아졌다는 해석이다. 나경원 후보는 “작년 '연판장 전당대회'보다도 (모바일) 투표율이 낮다”면서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은 깨졌다. 처음부터 있어선 안 될 나쁜 프레임”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낮은 투표율을 변수로 꼽는 분위기다. 결선투표 때문이다. 23일 발표되는 1차 결과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는 결선투표를 치른다. 특히 반한 측은 선거 막판 터진 공소 취소 논란이 내심 표심 결집에 영향을 주길 바라는 모양새다.
지난 20일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인천·강원·대구 등을 돌며 지역별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발표한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이재명 대세론'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후보는 21일 발표된 인천 지역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무려 93.77%의 지지율을 얻어냈다. 이 후보는 강원에서도 지지율 90.02%를 기록하는 등 연임 도전에 파란불이 켜졌다. 경쟁자인 김두관·김지수 후보는 각각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조국 전 대표를 신임 당대표로 선출했다. 조 대표는 총 3만 2094표 중 3만 2051표를 얻어 득표율 99.9%를 기록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