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후보직 사퇴…美 대선판 요동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대선을 불과 107일 남겨둔 시점이다. 후임 후보로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지지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보다 '쉽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결정에 대해 금주 후반에 더 구체적으로 국민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발언 중간에 맥락과 상관이 없는 말을 하면서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3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과 주요 언론, 고액 기부자 등이 잇따라 후보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사퇴 입장 전문. 바이든 대통령 엑스 계정 캡처.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사퇴 입장 전문. 바이든 대통령 엑스 계정 캡처.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후임 민주당 대선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선 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캠프 캠프 명칭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선 당내 대선후보 선출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나서, 법인세율을 21%에서 35%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28%로의 인상보다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을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정책 기조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미국구조계획법(ARP),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과 CNN 통화 등에서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 좌파가 누굴 내세우든 (바이든과)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