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미래형 치매보험 상품을 선보인다. 경도인지장애와 최경증치매 진단시 보험금 대신 '돌봄로봇'을 지급하는 특약을 개발해 보장 공백을 메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삼성생명은 생명보험협회 상품심의위원회에 '경도인지장애·최경중이상치매보장특약N5'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
배타적사용권은 독창적인 신상품을 개발한 보험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 12개월까지 다른 보험사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소위 보험업계 특허권으로 불린다.
고령화사회 진입과 함께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수는 100만명, 치매 관리비용은 22조6000억원에 달했다. 중앙치매센터는 2050년 치매 환자수가 315만명까지 증가하고 관리 비용은 18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운 치매 질병 특성상 예방과 조기 관리가 중요함에도 경도인지장애와 최경증치매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되지만 아직 치매는 아닌 상태다.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단계로 여겨져, 제약업계도 해당 단계를 타겟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지난 2년간 연구와 협의를 통해 치매 진입단계 보험금 대신 현물급부로 돌봄로봇을 제공하는 특약을 개발했다. 지급하는 로봇은 원더풀플랫폼이 개발한 '다솜K' 모델로, 챗 GPT가 탑재된 돌봄 서비스를 지원한다.
세부적으로 △인지기능 훈련 △응급 호출 △CCTV 기능 △영상 통화 △말벗 △노래 재생 △복약 알람 등 고령자에 특화된 기능이 포함돼 있다. 인지기능 훈련은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디지털 인지 중재 프로그램을 활용하며, 사용자를 고려해 사투리도 학습이 가능하다.
삼성생명은 그간 없었던 보험 영역을 개발하기 위해 일본사례 학습과 함께 10여개 이상 치매 관련 스타트업과 협업을 검토했다.
일본에선 지난 2019년 정부가 치매대책 추진 대강령을 발표한 이후, 현재 히마와리생명이 경도인지장애 단계에 진단비를 지급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단순 진단비를 넘어 돌봄로봇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보장을 강화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그간 치매 초기는 보험이 어려웠지만 돌봄로봇과 연계해 이를 해소하고자 했다”며 “선제적인 예방 및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올해까지 3가지 보험상품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 앞서 6월 행복플러스 연금보험의 확정금리 보증옵션, 7월 플러스원 건강보험의 플러스 보장플랜은 각각 3개월과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았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