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수감생활 중 복권에 당첨돼 '로또 강간범'이라고 불렸던 영국 남성이 20년이 지난 현재 투자에 성공해 재산이 불어났다는 근황이 알려져 현지인들을 분노케 했다.
23일(현지 시각) 영국 더 선은 지난 2004년 개방형 교도소에서 산 복권이 당첨돼 13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당첨금을 받은 '로또 강간범' 로워스 호어(71)의 근황을 보도했다.
호어는 지난 1989년 전직 교수 셜리 우드먼(당시 59세)을 강간하려 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이전에도 강간 등 혐의로 6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종신형을 선고받은 상황이었다.
그가 2004년 수감된 교도소는 개방형 교도소라 주말에 외출이 가능했다. 외출동안 도박은 불가능하지만 복권은 구매할 수 있다. 그는 외출에 나가 복권을 구매했고, 720만 파운드(현재 환율 기준 약 129억원) 복권에 당첨됐다.
기금 관리자, 변호사, 회계사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당첨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었지만, 2005년 가석방된 뒤 매달 8666파운드(약 1550만원)는 받을 수 있었다.
이에 그는 2008년부터 당첨금을 전액 수령하기 위해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고, 지난해 소송에 이겨 당첨금과 그 동안 발생한 이자까지 모두 챙겼다.
그가 가석방된 지 20년이 흘렀다. 그는 수 차례 이사한 끝에 영국 북부의 한 작은 마을에서 9억원 상당의 자택을 구매해 평화롭게 살고 있다. 심지어 투자에 성공해 재산을 1000만 파운드(약 178억원) 이상으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그와 달리 그가 악명높은 성범죄자라는 것을 아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5월에도 공연 음란죄를 저지르고 체포에 저항한 바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크다.
그의 과거 태도 역시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수감 중에도 다른 수감자에게 “나는 평생 행복할 것”이라며 복권 당첨을 자랑했으며, 2016년 경찰의 체포에 불응하면서 “나는 억만장자다. 경찰이 나를 질투하고 있다”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의 여성들이 호어 때문에 집에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한다면서 그를 피해 집을 팔고 마을을 떠나려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그를 매일 보고, 듣는다. 더 이상 그곳에 살고 싶지 않다. 우리가 왜 집을 팔려고 하겠느냐. 다 그 때문이다. 그의 배경을 알고 있다. 완전한 악몽이다”라면서 “그 때문에 집을 팔고 싶지만, 그 때문에 팔리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또한 인근 지역 주민은 “마을을 돌아다니고, 뛰고 싶어하는 여성들은 그 남자 근처에 있고 싶지 않아 (그가 다니는) 길을 피해다닌다”면서 “그는 사회에 위협이 되는 사람이다. 그 때문에 나는 항상 긴장해 있다. 연쇄 강간범이 바로 저기에 산다는 생각이 항상 있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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