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생물학자들이 브라질 해역에서 잡은 상어들에게서 높은 수준의 마약 '코카인'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23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 연구진은 리우데자네이루 해역에서 포획한 상어 '브라질 샤프노스' 13마리를 검사한 결과 모두 간과 근육에서 고농도의 코카인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했다.
연구진이 브라질 샤프노스 상어를 선택한 이유는 크기가 작고, 오염 물질에 노출되는 연안에서 평생을 살기 때문이다.
포획한 상어 모두에게서 코카인이 나왔지만 특히 암컷 상어의 근육에서 수컷보다 높은 수준의 코카인이 나왔다.
지난해 코카인 사용 후 간에서 생성되는 벤조일에고닌을 포함한 화학물질이 영국 남부 해수 샘플에서 검출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상어에서 코카인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상어에서 검출된 코카인 농도가 기존 수생 생물에게서 보고된 것보다 최대 100배까지 높아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
남미는 전 세계 코카인의 22%를 소비하고 있는 세계 마약 거래의 중심지다. 브라질은 남미 가운데서도 두 번째로 큰 코카인 소비 시장이다.
코카인이 바다로 마약을 실어 나르다 분실되거나, 투기 돼 직접적으로 바다에 유입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불법 코카인 제조 공장에서 사용하는 물과 마약 사용자들의 배설물이 수로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
연구팀은 이번에 상어에서 검출된 코카인이 늘어나는 코카인 소비와 열악한 하수 처리 인프라로 인한 바다의 오염을 설명한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상어에 대한 코카인의 영향을 규명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약물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유사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이전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임신한 암컷 개체에게서 높은 농도의 코카인이 확인된 만큼, 코카인이 사람의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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