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애인 아들 둔 조카에 '죽게 놔둬야…'” 폭로 나왔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애를 앓고 있는 조카 아들을 두고 “죽게 놔둬야 할지도 모른다”고 발언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24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은 다음주 출간 예정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 프레드 트럼프 3세(이하 프레드)의 저서(All in the Family: The Trumps and How We Got This Way)의 사본을 입수해 관련 내용을 전했다.

프레드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1981년 사망한 트럼프의 친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아들이다. 그의 셋째 아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조카 아들인 윌리엄은 날 때부터 발작 장애를 겪었으며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

프레드는 과거 자신이 삼촌과 꽤 돈독한 사이였으나, 장애인 아들에 대한 '막말'이 수차례 지속돼 견디기 힘들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프레드에게 치료비를 지원한 유일한 트럼프 가문의 어른이었다. 장애인 아들을 계기로 인권 운동을 하던 프레드는 백악관의 도움을 추가로 얻고자 트럼프와 장애인 인권단체,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회의하고 삼촌이 중증 장애인을 둔 가족의 어려움에 공감해 제도적 지원을 마련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회의를 마친 트럼프는 프레드를 불러 “모르겠다. 널 알아보지 못하는데, 그냥 (장애인 아들이) 죽게 내버려두고 플로리다로 이사오는 게 어떠냐”라고 물었다.

프레드는 평소 트럼프가 장애인들이 죽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했지만, 회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들이 '죽어야 할 아이'가 됐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적었다. 이 발언에 반발하기는 했지만, 결국 지원을 주고 있는 삼촌과 논쟁을 피하고 싶었던 프레드는 자리를 피했다고 한다.

프레드는 “삼촌의 발언은 끔찍했다”며 “무엇보다 그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수용과 관용을 대중 교육과 인식을 통해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삼촌은 결코 이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다”고 전했다.

저서에는 그가 흑인을 비하하는 욕설 'N워드'를 수 차례 썼다는 내용도 담겼다. 일례로 1970년대 차가 망가진 것을 본 트럼프가 집으로 돌아와 “흑인(N워드)들이 뭘 했는지 봐라”라고 말하며 화를 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트럼프 캠페인 대변인인 스티븐 청은 “완전히 조작된, 최고 수준의 완전한 가짜 뉴스”라고 거듭 반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그런 말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 거다. 이런 거짓 이야기는 철저히 조작됐다”고 강조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공화당 전당대회(7월 18일)에 트럼프 일가족이 총출동해 트럼프를 '가족을 사랑하는 평범한 할아버지'로 그렸다. 가디언은 이와 상반되는 모습을 그린 프레드의 폭로가 트럼프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