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장기화에…LG엔솔 “올해 역성장 전망”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에서 직원들이 롱셀(Long Cell)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에서 직원들이 롱셀(Long Cell)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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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길어지는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올해 매출 목표를 낮췄다. 지난해 대비 매출이 감소하는 '역성장'을 예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연간 매출 목표를 지난 1월 제시한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반 퍼센트(%) 성장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로 축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연결기준 33조74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매출 규모는 26조9964억원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제시한 것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완성차 업체 전동화 속도 조절 강도가 예상보다 세고 미국 대선 등 대외 변수가 커지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20% 초반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예상보다 큰 출하 성장 둔화와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영향으로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추이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추이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이 길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재 진행 중인 신·증설 투자 계획도 재검토하고 있다. 실제 내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미시간주에 짓고 있던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3공장 건설을 최근 일시 중단했다. 앞서 애리조나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을 착공 두 달 만에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창실 CFO는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해 증설 규모와 램프업 속도를 조절하고 과잉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신규 설비투자는 필요성을 면밀 검토해 당분간 필수적인 투자에 대해서만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르면 8월 시작할 계획이었던 차세대 원통형 4680(지름 46㎜·길이 80㎜) 배터리 양산 일정도 예상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노인학 소형전지기획관리 담당 상무는 “오창에서 4680 신규 라인 준비 마무리 단계고 올 하반기 내에 양산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라며 “내부적으로 양산 일정을 앞당기려고 했지만 내부 정비와 고객사와의 일정 협의 등으로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에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영업이익이 19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7.6%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4478억원을 제외하면 25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16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메탈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하반기에는 북미와 유럽 시장 전기차 신모델 출시에 따른 수요 증가와 전력망용 ESS 매출 확대로 IRA 세액공제 혜택을 제외하고도 영업이익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예상보다 어려운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더욱 단단히 구축해 미래 배터리 산업을 이끌 글로벌 선도기업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