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올해 2분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2분기를 넘어섰다.
현대차 2분기 매출은 45조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4조2791억원으로 0.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최고 수준인 9.5%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적게 팔고도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역대 분기 최대 실적 주요 배경은 전기차 캐즘에 대응한 생산 최적화 전략과 환율 효과가 손꼽힌다.
전기차 성장이 주춤하자 하이브리드차 모델 생산을 늘린 현대차는 레저용 차량(RV)·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을 중심으로 한 판매 믹스(차종별 구성 비율) 개선을 추진해 왔다.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 등 해외 판매 증가도 호실적 요인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87만1431대를 판매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도 영향을 미쳤다. 2분기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371원이다. 현대차의 국내 생산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보다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철 금속과 배터리 팩 등 원자재 가격 하락도 수익성을 개선했다.
현대차는 올해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 고금리 지속에 따른 수요 둔화와 주요 시장에서의 업체간 경쟁 심화로 인한 인센티브 상승 추세를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예측했다. 또, 지역별 정책 불확실성과 신흥국 위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라인업 확대,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등을 통한 친환경차 판매 제고,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극대화를 추진하겠다”며 “SUV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윤태식 IR 팀장은 “트럼프 후보 집권 시 IRA 축소, 친환경 규제 완화, 중국 최혜국 지위 박탈 등 다양한 유불리를 따져 보고 있다”며 “전기차 캐즘에 대비해 하이브리드차 확대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기아 역시 현대차와 같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27조7048억원, 영업이익은 7.9% 늘어난 3조6739억원으로 예상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