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리벨리온의 글로벌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신규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리벨'을 기반으로 서버 등 AI 시스템으로 사업 저변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리벨리온은 2020년 창업한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AI 반도체 칩 '아이온'과 '아톰'을 출시, 국내 데이터센터에 본격 탑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설립 3년 만에 매출도 발생했다.
오진욱 리벨리온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작년에 수십억원의 매출이 나왔고, 올해는 더 상향된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비즈니스 모델이 점점 성숙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벨리온은 올해 본격적이 해외 진출을 시도한다. 국내 시장에서만 경쟁해서는 지속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유수의 AI 반도체 회사와 견줄만한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도 한 몫했다.
회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그룹 아람코로부터 200억원 규모 투자도 받았다. 중동 및 아시아 지역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할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리벨리온 누적투자금액은 3000억원 수준이다.
오 CTO는 “해외 데이터센터 사업자들과 AI 반도체 칩 공급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정부 주도 사업을 영위한데 이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개발 완료,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반도체 칩 '리벨'은 리벨리온의 사업 확장 전략의 선봉장이 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4나노미터(㎚) 공정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AI 반도체 칩이다.
오 CTO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와 긴밀히 협업한 결과 성능·전력·크기(PPA) 측면에서 상당한 개선을 이뤘다”며 “빠른 시장 출시로, AI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벨은 삼성 파운드리 'AI 토털 솔루션'의 1호 제품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설계 지원·파운드리 공정·패키징 서비스까지 주요 단계를 모두 담당한다. AI 반도체 칩 필수 메모리로 손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도 삼성전자 HBM3E를 탑재한다.
리벨리온이 삼성 파운드리 AI 토털 솔루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건 AI 반도체 칩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다수의 AI 반도체 칩이 등장, 경쟁이 뜨거워지는 시장에서 적기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오 CTO는 “리벨 프로젝트 초기 여러 파운드리와 설계지원 디자인하우스 및 패키징 업체를 검토했지만 삼성 파운드리에서 '턴키'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실제 이를 통해 AI 반도체 칩 개발 기간을 30% 이상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대형 팹리스의 설계 지원 및 공정을 맡아본 삼성의 경험과 노하우가 리벨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조기 출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칩 뿐 아니라 서버 등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리벨 경우 이기종 반도체 칩을 서로 연결하는 '칩렛'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는데, 이를 활용하면 사업 저변을 넓힐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 CTO는 “AI 반도체 칩 간 연결, AI 서버 간 연결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과 협력하며 칩 뿐 아니라 카드·서버 등 시스템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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